[홍재화의 걷기인문학] 걷기의 재해석(8) - 사교를 위한 걷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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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를 위한 걷기
‘사교 걷기’라는 말은 내가 만들었다. 사교나 오락을 목적으로 두 사람이상이 단체를 이루어 걷기 모임을 하는 것이다.<걷기 동호회 >
네이버나 다음에는 걷기 카페가 많다. ‘걷기’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에는 ‘숲을 찾는 사람들(회원수 15,187명)’, ‘걷기클럽(회원수 13,400명), 네이버 산악회(회원수 12,016명)’ 등등 해서 무려 893개가 검색된다. ‘다음’에는 회원수가 2만명이 넘는 걷기 카페만해도 10개가 된다. 이중에는 ‘걷는 여행’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여행사가 주관하는 행사도 있고, 순전히 취미와 재미로만 걷기를 하는 정기적 모임 또는 번개 형식으로 일정한 회비도 없이 뒤풀이 비용만 십시일반으로 걷는 모임도 있다. 인터넷 카페는 회원의 수가 많은 만큼 걷는 코스가 매우 다양하다. 자연경관이 수려해서 볼 만한 곳, 문화 유적지를 찾아가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최근의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던 곳 등을 찾아다니는 소그룹이 있다.
반면에 ‘서울 야간걷기’, ‘남산걷기’, ‘일산걷기’, ‘수도권 정기 도보’ 등 일정한 주기를 갖고 특정한 지역을 걷는 모임도 있다. ‘다음’의 한 카페에서 올린 2020년 11월 한 달간 계획된 이벤트만 해도 60여건에 이른다. 따라서 얼마든지 취향에 맞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여러 카페에 중복해서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 내가 가입했던 카페는 네이버의 ‘걷기크럽’,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맨발로 걷는 카페, 그리고 다음의 ‘아름다운 도보여행(아도행)’이었다. 나름대로 모두 특징이 있는 카페였다.
게다가 가입도 어렵지 않다. 가끔 나이나 지역에 따른 제한은 있는 카페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게 인터넷 모임의 특징이다. 처음에 들어갈 때 다소 어색함만 극복하면 쉽게 받아들여지고, 쉽게 나올 수있다. 그렇기 때문에 걷는 것 자체외에는 거북하게 신경쓸 일이 별로 없다. 이른 바 느슨한 연대의 장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모임마다 적게는 여러 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을 때도 있지만, 서로 굳이 소개를 나누거나 인적사항을 묻지 않는다. 처음 온 사람도 있고 자주 나오는 사람도 있다. 형식상 자기 소개하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본인이 내키지 않으면 굳이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익명으로 참가해서 같이 걷다가, 익명으로 헤어지기도 한다.그래서 보통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본명보다는 아이디(나의 아이디는 홍서방)로 통한다. 실제로 내가 ‘홍재화’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또한 서로 간에 충분한 친목이 생겨서 저절로 알게될 때까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끈끈한 친목 중심이 아니라, 모임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개인들의 모임이다. 개인과 개인이 수평적인 형태로 느슨하게, 그러나 연결된 상태이다. 상황에 따라 좀 더 긴밀해질 수도 있고, 좀 더 느슨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선택권은 온전히 참여하는 모든 개인의 뜻에 달려있다. 인간 본연의 특징인 관계 속에서 존재를 확인하여야 하고 안전을 도모하고는 싶지만, 사회성 때문에 나를 잃고 싶지는 않는다. 현대인들의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서로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여럿이 걷기 중 또 하나의 특이한 방법은 ‘따로 또 같이 걷기’이다. 서울역 근처에 ‘숭례문학당’이라는 형식상 기업이기는 하지만, 실제 운영방식은 회원들이 모여서 책을 같이 읽고 쓰고 강연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독서공동체’라는 독특한 회사이다. 그런데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독특한 방법으로 사교걷기를 했다. 100일 동안 매일 5km씩 걷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기록을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월 1회는 오프라인에서 함께 만나 걷지만, 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사람은 SNS로만 활동해도 된다.
그리고 그들은 100일 동한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면서 그 결과를 ‘이젠, 함께 걷기다 : 삶을 바꾼 100일 함께 걷기‘라는 책을 냈다. 함께 걷기에 참여한 이들은 걷기 기록을 공유함으로써 혼자 걸을 때의 외로움을 극복하고, 동기부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날마다 걷기 과정에서 겪은 변화와 단상을 나눔으로써 자신의 삶이 확장되는 경험을 한다. 대단히 독창적인 방법이면서도,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인생의 전기가 되었다고 한다.좀 더 방향을 적극적으로 나아가, 내가 좋아할 만한 주제를 가지고 직접 동호회를 만들어 보는 것도 해볼만 하겠다. 물론 이미 만들어진 수많은 동호회가 있고, 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그런 동호회에 회원으로 참가하는 것도 편하기는 하겠지만, 나의 취향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걷는 것도 사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만하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도 않다. 네이버나 다음의 걷기 클럽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나 주제로 걷자는 메뉴를 만들면 된다.
이미 확보되고 검증된 카페안에서 회원을 모으기는 쉬울 수있다. 아니면 아예 나의 주변 사람들, 또는 페북이나 블로그 친구, 학교 동창들과 같이 걷는 모임을 만들어도 좋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문화산책 모임을 만들려고 한다. 마침 친구 중에 불교문화에 정통한 대학교수가 있어, 전담 문화 해설사로 영입하였다. 아직 같이 하겠다고 손을 드는 동창은 없지만 일단 해보려고 한다. 안되면 단 둘이라도 걷고. 여러 모임의 리더는 아니더라도 총무와 같은 직책을 맡아서 주도적으로 참가해보면 또 세상과 사람을 다르게 보게 된다. 한 번쯤은 내 모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사는 경험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공동체 걷기>이번 성북구민 걷기대회는 ‘착한 산책로’로 조성된 새로운 코스에서 진행됩니다‼️
정릉 개울섬에서 출발하여 정릉천 산책로를 지나 북한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는 코스에요~
많은 참여 바라요.
.【8월 성북구민 걷기대회】
▪일 시: 2019. 8. 24.(토) 09:00
▪내 용 : 건강체조, 체험형 건강 한마당 등
▪문 의 : 성북구 보건소 ☏ 02-2241-5932
코로나19가 극성을 피기 전인 작년 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걷기 대회가 많다. 내가 사는 성북구에는 문화재와 공공기관이 제법 있고, 북한산, 북악산, 낙산 등이 있어 걸을 만한 곳과 주제도 꽤 만들어 낼 수있다. 그래서 그런지 연중 걷는 행사가 많다. 매 행사마다 특정주제가 있다.이런 걷기 대회는 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에서 주최한다. 예를 들면 ‘현충원 나라사랑 걷기 대회’, 서울시의 ‘남산 100만인 걷기대회’, 유니세프의 ‘사랑의 맨발걷기 대회’ 등 이루 셀 수없이 있다. 이런 모임에 참가해서 그 대회가 갖는 중요성을 음미하며 같은 뜻에 동참하며 걷는 사람들과 되새겨 보며 걸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사교 걷기’라는 말은 내가 만들었다. 사교나 오락을 목적으로 두 사람이상이 단체를 이루어 걷기 모임을 하는 것이다.<걷기 동호회 >
네이버나 다음에는 걷기 카페가 많다. ‘걷기’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에는 ‘숲을 찾는 사람들(회원수 15,187명)’, ‘걷기클럽(회원수 13,400명), 네이버 산악회(회원수 12,016명)’ 등등 해서 무려 893개가 검색된다. ‘다음’에는 회원수가 2만명이 넘는 걷기 카페만해도 10개가 된다. 이중에는 ‘걷는 여행’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여행사가 주관하는 행사도 있고, 순전히 취미와 재미로만 걷기를 하는 정기적 모임 또는 번개 형식으로 일정한 회비도 없이 뒤풀이 비용만 십시일반으로 걷는 모임도 있다. 인터넷 카페는 회원의 수가 많은 만큼 걷는 코스가 매우 다양하다. 자연경관이 수려해서 볼 만한 곳, 문화 유적지를 찾아가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최근의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었던 곳 등을 찾아다니는 소그룹이 있다.
반면에 ‘서울 야간걷기’, ‘남산걷기’, ‘일산걷기’, ‘수도권 정기 도보’ 등 일정한 주기를 갖고 특정한 지역을 걷는 모임도 있다. ‘다음’의 한 카페에서 올린 2020년 11월 한 달간 계획된 이벤트만 해도 60여건에 이른다. 따라서 얼마든지 취향에 맞는 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여러 카페에 중복해서 들어가도 문제가 없다. 내가 가입했던 카페는 네이버의 ‘걷기크럽’,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맨발로 걷는 카페, 그리고 다음의 ‘아름다운 도보여행(아도행)’이었다. 나름대로 모두 특징이 있는 카페였다.
게다가 가입도 어렵지 않다. 가끔 나이나 지역에 따른 제한은 있는 카페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게 인터넷 모임의 특징이다. 처음에 들어갈 때 다소 어색함만 극복하면 쉽게 받아들여지고, 쉽게 나올 수있다. 그렇기 때문에 걷는 것 자체외에는 거북하게 신경쓸 일이 별로 없다. 이른 바 느슨한 연대의 장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모임마다 적게는 여러 명에서 많게는 100명이 넘을 때도 있지만, 서로 굳이 소개를 나누거나 인적사항을 묻지 않는다. 처음 온 사람도 있고 자주 나오는 사람도 있다. 형식상 자기 소개하는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본인이 내키지 않으면 굳이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익명으로 참가해서 같이 걷다가, 익명으로 헤어지기도 한다.그래서 보통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본명보다는 아이디(나의 아이디는 홍서방)로 통한다. 실제로 내가 ‘홍재화’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또한 서로 간에 충분한 친목이 생겨서 저절로 알게될 때까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끈끈한 친목 중심이 아니라, 모임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개인들의 모임이다. 개인과 개인이 수평적인 형태로 느슨하게, 그러나 연결된 상태이다. 상황에 따라 좀 더 긴밀해질 수도 있고, 좀 더 느슨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선택권은 온전히 참여하는 모든 개인의 뜻에 달려있다. 인간 본연의 특징인 관계 속에서 존재를 확인하여야 하고 안전을 도모하고는 싶지만, 사회성 때문에 나를 잃고 싶지는 않는다. 현대인들의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서로를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여럿이 걷기 중 또 하나의 특이한 방법은 ‘따로 또 같이 걷기’이다. 서울역 근처에 ‘숭례문학당’이라는 형식상 기업이기는 하지만, 실제 운영방식은 회원들이 모여서 책을 같이 읽고 쓰고 강연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독서공동체’라는 독특한 회사이다. 그런데 이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독특한 방법으로 사교걷기를 했다. 100일 동안 매일 5km씩 걷고,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기록을 공유하는 것이다. 물론 월 1회는 오프라인에서 함께 만나 걷지만, 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사람은 SNS로만 활동해도 된다.
그리고 그들은 100일 동한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면서 그 결과를 ‘이젠, 함께 걷기다 : 삶을 바꾼 100일 함께 걷기‘라는 책을 냈다. 함께 걷기에 참여한 이들은 걷기 기록을 공유함으로써 혼자 걸을 때의 외로움을 극복하고, 동기부여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날마다 걷기 과정에서 겪은 변화와 단상을 나눔으로써 자신의 삶이 확장되는 경험을 한다. 대단히 독창적인 방법이면서도,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인생의 전기가 되었다고 한다.좀 더 방향을 적극적으로 나아가, 내가 좋아할 만한 주제를 가지고 직접 동호회를 만들어 보는 것도 해볼만 하겠다. 물론 이미 만들어진 수많은 동호회가 있고, 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그런 동호회에 회원으로 참가하는 것도 편하기는 하겠지만, 나의 취향에 맞는 사람들을 모아서 같이 걷는 것도 사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만하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도 않다. 네이버나 다음의 걷기 클럽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소나 주제로 걷자는 메뉴를 만들면 된다.
이미 확보되고 검증된 카페안에서 회원을 모으기는 쉬울 수있다. 아니면 아예 나의 주변 사람들, 또는 페북이나 블로그 친구, 학교 동창들과 같이 걷는 모임을 만들어도 좋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고등학교 친구들과 문화산책 모임을 만들려고 한다. 마침 친구 중에 불교문화에 정통한 대학교수가 있어, 전담 문화 해설사로 영입하였다. 아직 같이 하겠다고 손을 드는 동창은 없지만 일단 해보려고 한다. 안되면 단 둘이라도 걷고. 여러 모임의 리더는 아니더라도 총무와 같은 직책을 맡아서 주도적으로 참가해보면 또 세상과 사람을 다르게 보게 된다. 한 번쯤은 내 모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사는 경험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공동체 걷기>이번 성북구민 걷기대회는 ‘착한 산책로’로 조성된 새로운 코스에서 진행됩니다‼️
정릉 개울섬에서 출발하여 정릉천 산책로를 지나 북한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는 코스에요~
많은 참여 바라요.
.【8월 성북구민 걷기대회】
▪일 시: 2019. 8. 24.(토) 09:00
▪내 용 : 건강체조, 체험형 건강 한마당 등
▪문 의 : 성북구 보건소 ☏ 02-2241-5932
코로나19가 극성을 피기 전인 작년 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걷기 대회가 많다. 내가 사는 성북구에는 문화재와 공공기관이 제법 있고, 북한산, 북악산, 낙산 등이 있어 걸을 만한 곳과 주제도 꽤 만들어 낼 수있다. 그래서 그런지 연중 걷는 행사가 많다. 매 행사마다 특정주제가 있다.이런 걷기 대회는 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에서 주최한다. 예를 들면 ‘현충원 나라사랑 걷기 대회’, 서울시의 ‘남산 100만인 걷기대회’, 유니세프의 ‘사랑의 맨발걷기 대회’ 등 이루 셀 수없이 있다. 이런 모임에 참가해서 그 대회가 갖는 중요성을 음미하며 같은 뜻에 동참하며 걷는 사람들과 되새겨 보며 걸어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