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진짜와 가짜의 경계선!

<프롤로그>
지금은 소셜 네트워크 발전으로 모든 삶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작동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식당이나 카페 등 모든 시설 이용 시 개인 식별 절차 필수화로 개인정보의 노출은 보편화 되었다. 또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 카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는 일상적인 활동으로 정착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지고 있어 보이지 않는 공기의 소중함 같은 개인의 자유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영화<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에서도 인생 자체가 연출된 드라마 쇼의 주인공이 된 남자가 직면하게 되는 짜 맞춰진 삶을 통해 현대인들도 진짜와 가짜가 혼동을 주는 시대에서 새롭게 현실을 돌아보면서 어떤 것이 진정한 행복의 삶인지 조망해 봐야 할 시점이다.
<영화 줄거리 요약>
보험사에서 근무하는 트루먼(짐 캐리 분)은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가끔 만나 맥주를 마시는 절친 말론(노아 앰머리히 분)과 대학 시절에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간호사 메릴(로라 리니 분) 외에는 딱히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없다. 어린 시절 마젤란과 같은 탐험가를 꿈꾸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아버지가 폭풍우에 휩쓸려 실종된 후로 물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도전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건을 겪으며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트루먼은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섬을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자신이 살던 곳이 거대한 방송 세트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트루먼을 제외한 모두가 허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트루먼의 모습을 보면서 전 세계시청자는 마치 자신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받으며 엄청난 시청률을 지켜나갔던 것이다.
<관전 포인트>
A. 극 중 트루먼 쇼의 제작 배경은?
‘씨 헤이븐’ 방송국의 연출가 크리스토프(에드 해리스 분)는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현실에 질린 시청자들을 위해 진짜 중의 진짜 생방송 리얼리티로 일반인인 트루먼이 태어난 순간부터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시청자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트루먼 쇼를 제작한다. 어느 날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눈치챈 트루먼은 목숨을 걸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바다로 나서고 온갖 방해 공작을 이겨내고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이 영화는 트루먼 쇼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것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을 보여주며 세트장이 안전한 세상인 것을 알면서도 바깥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트루먼의 모습을 통해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얼마나 큰지 알게 한다.

B. 주인공이 자신의 삶이 허구라는 증거를 찾게 되는 것은?
학창 시절 한눈에 반한 실비아와 바닷가에서 데이트 중  아버지라는 사람이 나타나 딸이 정신병이라며 강제로 데리고 떠날 때 실비아는 “트루먼! 모르는척할 뿐이지 모두 너에 대해 알고 있어”라며 모든 것이 가짜라고 소리친다.  그 이후 하늘 위에서 갑자기 방송용 조명등이 떨어지고, 라디오 주파수에서 자신의 일상이 생중계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있고, 결혼한 자신의 부인은 모든 상황에서  숨겨진 카메라 앞에서 코코아 같은 PPL 상품광고를 하고, 어릴 적 바다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살려내어 만나게도 하는 과정에서 트루먼의 의심은 점점 커지게 되면서 탈출을 계획한다.C. 트루먼이 탈출하자 방송국에 취한 조치는?
실비아를 찾아 피지섬으로 탈출하는 트루먼을 막기 위해, 연출가 크리스토프는 날씨 조정시스템을 이용하여 밤을 낮으로 바꿔 그가 바다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트루먼을 막기 위해 폭풍우를 일으켜 위기를 만들지만, 트루먼은 죽기를 작정하고 항해를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배는 가짜 세상의 끝인 세트장 벽에 부딪히자 크리스토프는 창조자가 피조물에게 대화하듯 “이 세상에는 진실이 없지, 하지만 내가 너를 위해 만든 세상은 다르다”라며 설득하지만, 트루먼은 용기 있게 진짜 세계로 통하는문으로 나아간다.

D. 짐 캐리는 어떤 배우인가?
캐나다 출신의 짐 캐리는 고무찰흙 같은 신축성 있는 만능 얼굴과 곡예 같은 행동의 코미디 연기로 <에이스 벤추라, 1994>, <마스크, 1994>, <덤 앤 더머, 1994>로 스타로 등극하였다. <트루먼 쇼>는 오랜만에 보여주는 드라마 연기로 트루먼 쇼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트루먼을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에필로그>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활동이 삶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개인의 소통 채널과 업무는 물론 사랑까지도 사회통신망 서비스(SNS)를 작동해야만 가능하고 생필품 주문은 온라인 쇼핑으로, 금융거래와 결제는 인터넷뱅킹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자유는 무분별하게 구속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정체성은 자연스럽게 통제되고 있다. 과연 진짜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행복은 어떤 방식으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볼 시점이 된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