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Push 리더십과 Pull 리더십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산과 들에 봄꽃이 피고 있다. 매화가 피고 곧 목련, 진달래, 개나리 등도 필 것이다.이미 자신 속에 간직하고 열매를 맺기 위한 간절함을 자기만의 독특한 꽃으로 표현한다. 자연은 이들에게 적당한 햇빛과 비 그리고 바람 등을 주어 스스로 피게 한다.   비유하자면 우리 직장인도 마찬가지다.자기 내면의 위대함을 누구나 갖고 있는데, 이를 조직에서 발휘하는 것이다. 리더는 자신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 위대함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리더이다.

  리더의 숙명인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고 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과거처럼 지시하고 밀어붙이는(Push) 리더십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 구성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는(Pull) 리더십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산업화 시대에는 성공한 선진 롤 모델을 벤치마킹해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필요했다. 그것이 당시 우리의 성공방식이었다. 물론 긴급 상황이나 위기 상황에는 여전히 카리스마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러나 조직의 미션과 비전은 있지만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을 잘 모르는 요즘 상황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달성 방법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야 한다. 조직 구성원의 무한한 잠재력을 조직의 목표 달성에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 구성원과 공감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얻고 자율성을 주어 조직의 목표와 한 방향으로 정렬된 도전적인 목표를 그들 스스로 설정하고 달성하여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시점에 세 가지를 고려해 봐야 한다. 첫째, 조직 구성원의 진정성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획일적인 접근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한다. 관건은 업무상 권한위임을 통해 리더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렇게 확보된 시간에 조직 구성원과 대화로 그들의 고민과 욕구를 파악하여 과제를 해결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이것이 조직과 개인이 상생하는 길이다.

  둘째, 조직문화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1 더하기 1은 2> 가 아니라 그것보다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리더는 자기중심의 자만심에 2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러면 조직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가 리더로서 만들고 싶은 조직문화는 무엇인가? 조직의 미션 및 목표와 자신의 업무에 대해 리더로서 신념과 포용력 그리고 조직 구성원과 신뢰를 점검해 봐야 한다.

  중견 병원의 사례다. 의사인 A는 전문치료만 하다가 근속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의 관리업무까지 맡게 되었다. 그는 병원의 구성원이 각각 전문 자격증(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을 가지고 해당 분야의 일만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자신의 애로사항만 강조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동기부여 하여 조직전체의 시너지를 내야 할지 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또한 간호사 등 특정 분야 이직률이 높은 현상에서 계속 경력직 채용을 해야 하는 악순환도 고민이라고 했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필자는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특히 이직률이 높은 직종의 조직 구성원은 조직 내에서 존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들이 이직하면 타 업종으로 가나요 아니면 동종 업종으로 가나요? 장기근속에 대한 우대는 무엇인가요? 기능과 역할에 따른 전문가 집단 운영인가요 아니면 위계에 의한 전문가 집단 운영인가요? 다른 전문가 집단이 없어도 조직전체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나요? 특히 의사집단의 타 부분에 대한 포용력은 어느 정도 인가요? 병원의 직종이 다양해서 생기는 이슈이지만, 이해관계자가 많은 우리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셋째, 매사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아는 것이 리더의 현명한 지혜이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고사성어를 기억하나요? 싹을 뽑아 올려 자람에 도움을 준다는 맹자(孟子)의 공손추에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 송(宋)나라에 어리석은 농부가 있었는데 모내기를 한 후 벼가 어느 정도 자랐는지 궁금해서 논에 가보니 다른 사람의 벼 보다 덜 자란 것 같아 보였다. 이에 농부는 궁리 끝에 벼의 순을 잡아 빼보니 더 자란 것처럼 보여 집에 돌아와 자랑을 했다. 이튿날 아들이 논에 가보니 이미 벼는 하얗게 말라 죽었다.어리석은 농부는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였을까?

  이에 우리에게 익숙한 줄탁동시(啐啄同時)의 교훈을 되새겨 실천해야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뜻처럼 리더는 조직구성원이 스스로 위대함을 발휘하도록 평소 지지 격려해 주며 기다리면서, 결정적인 순간 힘을 합쳐 조직과 개인이 원하는 성과를 내야 하지 않을까?   리더십의 황금률인 <내가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데 언제까지나 유효하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존중해 주기도 바란다. 상호 신뢰와 존중의 문화에서 자율성이 발휘되고 조직의 시너지도 난다. 그러려면 리더는 ‘Individual care’ 즉 맞춤형으로 그들의 위대함을 발휘하도록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마치 자연의 적당한 햇빛, 비, 바람 등을 통해 풀과 나무들이 스스로 꽃을 피우듯이.

<김영헌 /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