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주 98시간 근무' 논란 커지자 "토요일은 쉬세요"

기존 '토요일 근무 자제' 조항 준수 강화키로
일부 신규인력도 충원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저연차 직원들에 대해 주말 중 최소 만 하루 동안 휴무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주 98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업무가 과중하다는 신입 애널리스트들의 집단 반발에 내놓은 조치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음성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솔로몬 CEO는 “금요일 밤 9시부터 일요일 오전 9시까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도록 하는 기존 '토요일 규정'을 강화할 것”이라며 “나와 경영진이 매우 심각하게 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솔로몬 CEO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업무 강도가 더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격근무가 도입된 이후 직원들이 주 7일, 하루 24시간 일과 연결돼 있는 듯한 분위기가 됐다”며 “직원들과 경영진 등 모두가 이같은 문제를 알고 있으니 상황을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려 자본시장이 활성화된 것도 골드만삭스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진 이유다. 채권발행, 기업공개(IPO) 등이 사상 최대 규모에 가깝게 이어지면서 투자은행 업무량이 확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신입 직원을 더 뽑고, 업무량이 많은 사업부에 더 많은 직원을 배치하겠다고도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이 과도한 근무시간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논란이 일자 이번 조치를 내놨다.

골드만삭스 직원 설문조사 결과

앞서 골드만삭스의 1년차 애널리스트 13명은 근무여건 설문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설문 결과 신입 직원들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98시간이었다. 주 7일 근무로 단순 계산할 경우 하루 평균 14시간, 주 6일 근무했다고 칠 경우 하루 16.3시간 가량을 일한 셈이다.

직원들은 대부분 하루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직장내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2점이었다.

신입 직원들은 이 설문 결과를 지난달 골드만삭스 경영진에 제출하고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 이하로 줄여줄 것을 요구했다. 토요일에 근무를 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제대로 지키라고 촉구했다. 지난 18일엔 이 설문조사 결과가 소셜미디어 등에 유포되면서 골드만삭스 안팎에서 과잉업무 논란이 일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