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吳후보 도와 정권교체 교두보 놓을 것"

입지 좁아진 安 향후 행보는

"서울시민의 선택 겸허히 수용
吳 요청땐 선대위 기꺼이 참여"

'새정치' 행보엔 큰 타격 예상
내년 대선 출마 명분도 잃어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23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서울시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낡은 정치를 이겨내고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전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통합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이번 패배로 안 대표의 ‘새정치’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까지 저를 믿고 열과 성을 다해주신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졌지만 원칙 있게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를 향해서는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반드시 승리하셔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저도 야권의 승리를 위해 힘껏 힘을 보태겠다”며 “국민께서 바라시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함께 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다는 약속과 관련해선 “오 후보가 제게 요청해주시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오 후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정치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저의 4월 7일 서울시장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저의 꿈과 각오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기성의 낡은 정치를 이겨내고,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저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행보에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보궐선거 후 대선을 위한 ‘범야권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지만 무게추가 크게 기울어진 상황에서 동등한 지위에서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3석 정당이 100석이 넘는 당과 통합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당선이 필수였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 역시 낮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과 달리 낮은 대선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명분 역시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앞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대선 출마 대신 나선다’고 했던 만큼 내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명분이 없다”며 “이제는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제3의 후보로 나서는 경우 도움을 주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