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선출되자 전면전 모드로 전환했다. 양자 구도가 확정된 만큼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시장직 사퇴 전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박영선 후보의 정책 비전과 강점을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를 "MB(이명박) 아바타", "거짓말쟁이", "실패한 시장"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동시에 이번 선거 프레임을 '과거 대 미래'의 대결로 잡았다. 정태호 전략기획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세훈이 시장이 되면 안되는 7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려 "낡고 실패한 후보, 거짓말 끝판왕, 우리 아이 밥숟가락 빼앗을 후보, 권력형 땅 투기 주범, MB 키즈, 태극기 부대 한통속, 반성 없는 후보"라고 깎아 내렸다.
이와 맞물려 고발전도 본격화한 모습이다.
야당 후보 검증 태스크포스(TF)는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해 '오 시장에게 한차례도 보고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전직 서울시 주택국장 김모씨를 허위사실 공표로 24일 고발할 예정이다. TF는 이미 고발한 오 후보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재임 때 내곡지구를 시찰했었다는 내용의 서초구의회 운영위 심사보고서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할 방침이다.
TF는 오 후보의 추가 의혹과 관련해 공익제보를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단일화 효과도 평가 절하했다. 박 후보 캠프 강선우 대변인은 "'사퇴왕' 대 '철수왕'의 대결에서 사퇴왕으로 단일화가 이뤄졌다.
서울시민을 따돌린 끼리끼리 단일화 쇼"라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철수는 불쏘시개 소모품이 되고 말았다"며 "단일화 효과는 이미 피로도가 쌓여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는 오 후보를 두고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경쟁력을 깎아내렸지만, 내부적으로는 안철수 후보보다 까다로운 상대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제1야당의 조직력과 서울시정 경험, 최근 상승세가 오 후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민심이 동요하며 가뜩이나 선거 지형이 여권에 불리해진 상황에서 풀어야 할 매듭이 늘어난 셈이다.
야권의 화학적 결합 여부와 지지율 추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후보와의 혈전이 예상된다"며 "우리 스스로의 혁신 노력과 함께 오 후보와 국민의힘이 서울시정을 다시 맡을 자격이 있는지를 국민들께 다시 한번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 후보가 상대하기 좀 더 어려운 후보라 생각해왔다"며 "오 후보는 시장 경험이 있어서 토론을 보면 디테일에 강하고, 국민의힘 조직도 전폭적으로 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민생을 챙기고 LH 사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인물론을 내세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역대 선거를 봐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우는 없고 결국 2%의 싸움"이라며 "구도가 잡혔기 때문에 우리 지지층도 질서를 잡고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