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보좌관 "북 비핵화 위해 중국·러시아와도 관여"

한·일·중·러 등 다자접근 기조 재확인…"외교채널 통한 북 직접 반응 없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 러시아와도 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 일대일 접촉을 통한 해법 모색에 방점을 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한반도 주변국과 협력을 통해 다자적 방식으로 북핵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것이 북한에서 온 유일한 반응이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아직 외교 채널을 통해 그들로부터 직접적으로 (반응을) 듣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부터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외교가 비핵화한 북한에 이르는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접촉했다"며 "우리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동맹인 일본, 한국과 협력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역내 다른 행위자들과 관여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이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건설적인 방식으로 나서서 행동해야 함을 보여주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동안에 미국은 자체 방어와 동맹, 파트너의 방어를 위해 굳건히 서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수주 내 새로운 대북 전략 검토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이 지난 18~19일 알래스카에서 중국과 가진 고위급 회담에서도 북한 문제가 의제에 올랐다. 이 회담은 양국의 마찰 속에 공동성명조차 내지 못했지만, 북한 문제의 경우 미중 간 협력 분야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미국 측에서 나온다.

미국은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표시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