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윤석민·변기수·유상무까지 합격률 5% '좁은문'…프로골퍼 도전장

프로골퍼 되려면…

스릭슨투어 아마추어로 출전
10위권 들어 준회원 자격 얻거나
프로 선발전 통과해야
박찬호가 2014년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 하늘코스에서 열린 야마하한경 KPGA 선수권 프로암대회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한경 DB
한국프로골프(KPGA)가 기나긴 침체에서 벗어날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국내 유명 인사들이 프로골퍼(준회원)에 잇달아 도전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어서다. 골프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들은 물론 유명 야구 선수들도 도전장을 던졌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는 프로 자격 획득의 문이 열릴까.

○코리안 특급의 프로 도전

윤석민
23일 KPGA 투어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였던 윤석민은 25일 충남 태안 솔라고CC에서 열리는 스릭슨(2부)투어 1차 대회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다. 아마추어인 윤석민이 예선을 통과하면 30일 열리는 스릭슨투어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다. 연예계 골프고수로 알려진 개그맨 변기수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윤석민의 최종 목표는 2부투어에서 활약하는 것. 콩 음료로 유명한 정푸드코리아가 스폰서를 맡았다. 2019년 야구에서 은퇴한 그는 골프 훈련에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은 드라이브 샷을 300야드 넘게 치는 장타자다. 그는 SNS를 통해 “준회원 자격증을 따 보려고 도전에 나섰다”며 “30대 중반인 나이를 고려했을 때 준회원을 따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민과 변기수는 이달 중순 막을 내린 KPGA 원터투어 5차 대회 예선에도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둘 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프로들 사이에서 윤석민은 4오버파 공동 67위, 변기수는 6오버파 공동 73위라는 만만찮은 성적을 냈다. 다음달 개최 예정인 프로 선발전에는 더 많은 유명인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 변기수는 물론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개그맨 유상무도 출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상무는 “대회 출전을 위해 왼발을 힐업하는 형태로 스윙 교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의 확률 뚫어야 합격

이들이 준회원 자격을 따기 위한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스릭슨 투어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이다. KPGA는 스릭슨투어에 출전하는 아마추어에게 특전을 제공한다. 총 20회로 진행되는 투어 경기를 5회마다 4개 시즌으로 나눠 상위 10명의 아마추어에게 준회원 자격을 준다. 136명의 본선 출전 선수 가운데 20여 명이 아마추어 쿼터로 배정된다.

또 다른 방법은 프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다. 프로 선발전은 대한민국 국적의 만 17세 이상인 남자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 프로 선발 인원은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2018년 498명에서 2019년 192명, 2020년엔 150명이 프로 선발전을 통과했다. 올해는 1차 4월, 2차 7월, 3차 10월로 예정돼 있다. 회원이 되면 6개월 단위로 회비를 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해 프로 선발전에는 2727명이 참가했다. 이 중 150명이 통과해 약 2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프로 선발전을 통과하면 KPGA의 준회원이 돼 프로 자격증(회원증)을 받는다.프로골퍼 타이틀을 향한 유명인들의 도전은 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 높은 벽을 실감한 채 도전을 접어야 했다. 연예계 최고수로 손꼽히는 김국진도 15차례나 프로 테스트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1999년 KPGA 프로 자격을 딴 배우 류용진이 연예인 프로 1호다. 개그맨 최홍림은 2001년, 배우 홍요섭은 2004년 KPGA 준회원이 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