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서 여성 미라 2구와 함께 나온 복식, 국가민속문화재 된다

문화재청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 지정 예고
경기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에서 조선 시대 여성 미라 2구와 함께 나온 복식(服飾) 96건, 124점이 국가민속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조선 시대 중기 여성의 복식 문화와 상·장례 풍습을 파악할 수 있는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문화재청 확인 결과 구성이씨 묘에서는 41건 51점, 여흥이씨 묘에서는 55건 73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1592년 임진왜란 이전 16세기 중후반 양반 가문 여성의 다양한 복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고, 조선 시대 여성의 염습(殮襲) 과정 등 전통 장례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본다.
구성이씨·여흥이씨 묘는 2010년 5월 오산 가장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발견됐다.

조선 시대 회격묘(관 주변을 석회로 채운 묘) 3기가 확인됐는데, 2기의 묘에서 여성 미라 2구와 여러 유물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2기의 묘에서 나온 명정(죽은 사람 신분을 밝히기 위해 품계, 관직, 성씨 등을 적은 것)을 분석해 2구의 미라는 조선 시대 한 사대부 남성의 첫째 부인(구성이씨)과 둘째 부인(여흥이씨)으로 추정했다. 또 나머지 1기의 묘는 이 남성의 묘로 짐작했지만, 훼손 정도가 심해 주인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문화재청은 구성이씨와 여흥이씨 묘는 무연고라는 한계가 있지만 발굴기관, 복식 전공자, 병리학 연구자 등 전문가에 의해 유물 수습과 보존처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시신 머리에 쓴 상태인 '가리마'를 통해 여성용 쓰개(모자)의 착용법을 확인할 수 있고, 남성의 관복처럼 목선이 둥근 형태인 '단령형원삼'(團領形圓衫)을 통해 초기 부녀 예복의 모습을 연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쌍스란치마'는 임진왜란 이전에만 확인되는 복식이고, '자수바늘집노리개'는 당대 자수 기법을 확인할 수 있어 학술 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출토 사례가 많지 않은 얼레빗과 참빗, 귀이개, 솔 등도 출토됐다.

수례지의(묘에 가족들의 옷을 넣어주는 풍습에 따라 넣은 옷)로 사용된 액주름, 철릭이 포함돼 있어 같은 시대 남성 복식의 특징도 파악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