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단어>를 선정했으면 선언하라!

  
 올해 첫 칼럼으로 “당신의 <올해의 단어>는 무엇입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화답이나 하듯이 많은 지인들이 <올해의 단어>를 보내 왔다. 보내준 내용도 알찼지만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에 흐뭇했다. “과연 <올해의 단어>에 어떤 내용이 있을까?” 궁금하리라 생각한다. 최고경영자, 임원 그리고 직장인들 생각을 엿 볼 수 있고 올해의 트렌드도 짚어 볼 수 있다.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한다.   한 최고경영자는 올해의 단어로 <변화와 조화> 라고 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경영과 사업모델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고대의 지혜를 살펴보면 <변화와 조화>가 삶의 중심이 됐고, 이는 자연과 우주의 법칙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최고경영자는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약팽소선(若烹小鮮)>을 선정했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 자주 뒤집지 않는 것처럼 적합한 타이밍을 맞춰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모 임원은 <행복과 코칭>을 정하고 코칭을 통해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한편 모 팀장은 <균형>을 꼽았는데 거기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첫째, 삶과 일 간 심적, 물리적 질(Quality) 챙기기 둘째, 조직 환경과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균형 잡기 셋째, 일보후퇴 십보 전진을 위한 균형잡기 또 다른 중간관리자 도 <균형>을 설정했다. 그는 많은 일이 계획되어 있는데 소중한 것과 우선순위에 정해서 집중하는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고 했다. 즉 여건에 휩쓸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모 부장은 중 3 딸아이가 사춘기라 부모로서 함께하기 위해 올해의 단어로 <사춘기>를 꼽았다. 모 과장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고사성어에서 가화(家和)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이것이 선결되어야 업무도 성과가 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본질추구> <여유와 나눔> <사랑과 평화> <화합> <쇄신> <열학(悅學)> <성장> <공감> <발 닿는 대로> 등 다양하면서 나름 의미와 가치 있는 단어들이 나왔다. 다소 철학적인(?) 것으로 <무(無)>도 있었다. 모 임원이 정한 것인데 시작하기 전, 일으키기 전, 분별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연초에 이렇게 소통하면서 지난 연말 한 포럼에서 서울대 전미영교수가 발표한 2018년 소비트렌드가 떠올랐다. 그 중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 세대(Work & Life Balance)  ▪나만의 케렌시아(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안식처) 등이 기억에 남는다.  여러모로 볼 때  2018년 단어는 개인 행복추구, 균형감각, 자아실현, 변화추구 등으로 압축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러한 <올해의 단어>를 소속 직원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 선언하기를 주문한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의 선언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조각가의 끌처럼 언어도 단순히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사람이 말하면 그 사람이 선언하는 것만 존재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존재가 된다.”

 코칭분야 그루인 로버트 하그로브도 “세상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모습은 출생이나 상황, 조건과 같은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힘을 통해 만들어 진다”고 선언의 힘을 강조했다.    <올해의 단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이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여 강한 목적의식을 통해 실행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마샬 골드스미스는 “인생은 스냅사진이 아니라 한편의 영화다. 여러 순간이 이어져서 완성되는 활동사진이다. 나의 후손에게 남겨 줄 유산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만들어 가는 것이다“고 말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필자 칼럼을 읽고 아직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지 못했다고 털어 논 지인도 많다.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라도 생각해 보고 선정하면 된다. 늦은 것은 없다. 그리고 단어를 선정했으면 주변에 선언하라.  지난 칼럼에서 공개했듯이.  그러면 엄청난 실행의 힘이 생기고 당신을 변화시킬 것이다.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