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36) 특정분야에서 전문화된 기술력을 쌓아라

중소기업 가운데 특정 분야에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해당 분야의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술을 활용해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전문기술을 습득하거나 우연찮게 특정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쌓는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 고도의 기술력을 쌓은 중소기업은 그 기술력을 기반으로 까다로운 시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해 신뢰를 쌓는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나아가 제품의 뛰어난 품질과 차별적인 기술력, 그리고 품질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도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여기에 대규모 수요처만 확보되면 중소기업도 충분히 강점을 안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중소기업은 모든 분야에서 잘하기보다 특정 분야에서 탁월함을 갖춰 경쟁우위를 차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처럼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확보하고 완제품을 생산해 시장에서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많은 노하우와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실패 위험도 크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은 특정 사업 분야에 집중해 꾸준히 노하우를 쌓고, 특정 시장의 문제를 신속 정확하게 해결해주는 기술과 빈틈없는 운영체계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해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장수하는 기업이 되려면 기업 내부에 기술을 축적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만일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이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지적 능력 향상에 그친다면 조직적인 지식 축적과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긴 어렵다. 지식을 조직 전체가 공유하기 위해서는 이를 조직 내부에 내재화시켜야 한다. 내재화 작업은 다음 다섯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첫째, 기술 표준화 작업에 집중한다. 표준화란 개념, 절차, 순서, 사물 등에서 최선의 기준이나 규격을 발견해 통일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작업인데, 표준화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식은 조직을 지탱하는 토대가 된다.     둘째, 설계기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엔지니어링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설계기준은 설계순서와 그 결과의 적합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을 말하며, 이 판정 기준을 리스트업해서 표로 만든 것을 ‘엔지니어링 체크리스트’라고 한다. 제품의 설계순서와 설계할 때 고려한 부분들을 체크리스트로 작성하면 생산, 제조 등과 관련해 조직의 학습 능력을 높일 수 있다. 넷째, 생산기술보다 제조기술 발전에 집중한다. 자금이 풍족하지 못하고 원천기술도 빈약한 중소기업은 자체 제품 없이 하청을 받아 부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업은 생산기술보다 제조기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생산기술이 공장의 레이아웃과 공정설계처럼 ‘물건을 흐르게 하기 위한’ 기술이라면 제조기술은 ‘물건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제조기술은 어디까지나 현장 실무자 전체가 개선 활동에 참여해야만 발전하고 진화한다. 그리고 생산 현장에서 축적된 전문 제조기술은 어떤 경쟁사도 따라오기 힘든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다섯째, 양질의 노동력이 제조기술의 향상을 이끌어내고 이것이 중소기업을 자생시킨다. 비용 때문에 임시직, 일용직, 비정규직, 외국인 근로자들을 채용해 노동의 질보다 양으로 생산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제조기술은 오히려 퇴보하고 만다.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