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기업 경영과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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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CEO에 대한 리더십 피드백을 위해 임원, 본부장 다면 인터뷰를 했다. 필자가 질문한 요지는 이렇다. ▪그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상은 무엇인가요?▪그는 무엇을 성취했습니까?▪그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의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등이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눈에 띄는 답변이 있었다. 다면 인터뷰 대상자들이 공통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우리 사장님은 탁월한 협상가입니다. 지금까지는 자체적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는 M&A를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도 사장님의 탁월한 협상력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지금 사장님은 협상 차 대만에 가 있습니다.”
인터뷰하면서 협상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임원은 “협상과 관련 기본원칙이 무엇인지요? 협상에 임하는 자세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것인지요?”라며 궁금해했다. 여기서 많은 것을 논할 수는 없지만 핵심적인 대화 내용만 소개한다.
협상이란 무엇인가? 협상을 전공한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거대한 협상의 장(場)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인간의 모든 행위는 협상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협상이란 서로 상이한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전성철 IGM회장은 지난 6월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이제 60만 협상 대군을 양성할 때다”라는 칼럼에서 협상력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력이란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는 힘이다. 생각이 바뀌면 입장이 바뀐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상대방의 가치(명분), 실리, 감정(자존심 등) 세 가지에 호소하라고 주문했다. 필자도 우리가 필요한 것을 얻어 전략적 경쟁우위를 가져오게 하는 전문가적 협상가가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분야 등에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와튼 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피자를 주문할 때나 옷값을 깎을 때, 혹은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을 때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협상법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열 두 가지 핵심전략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목표 달성이다.▪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상대의 생각,감성,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약속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끼는지 알아야 한다. ▪감정에 신경 써라.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모든 협상에서 만능으로 통하는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협상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라고 한다. 철저한 준비 없이는 협상에서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제시한 협상 전략은 지금까지 가르친 3만여 명의 사람들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했다. 그가 수업을 마칠 때마다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머리 속으로 아는 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배운 걸 일상생활 속에서 시도해 보세요. 오늘 당장!”
협상과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합리적인 목표설정이다. 과도한 목표설정을 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금물이다. 협상 준비과정에서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최소 수용조건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쌍방간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협상은 결렬되는 것이다. 과다한 욕심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를 조심해야 한다.
둘째, 커뮤니케이션과 감정 표현이다. 협상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 잘 알려진 메라비언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 할 때 언어적 요소인 단어가 7%, 목소리 억양이 38%, 얼굴 표정 등 바디 랭귀지 요소가 55%라는 것을 새기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카프만의 연구에 따르면 노련한 협상가는 자극적 용어, 반대 제안, 방어나 공격적 대응을 적게 하고 지나친 주장을 삼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예시적인 언어 구사, 적극적 경청, 질문 및 감정표현에 보다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뛰어난 협상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실력은 연습에서 나온다. 필자는 <Practice makes Perfect>라는 격언을 믿는다.
셋째. 전략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협상전문가 최철규는 이렇게 말한다. “ ‘협상’이라고 하면 흔히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싸움’ 그래서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가 승리할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협상가는 싸우지 않는다. 협상이 끝난 뒤 상대의 감정을 좋게 만들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떤 전략으로 협상에 임할 것인가? 최근 개봉한 영화 <협상>을 보면, 화면을 통해 인질범과 경찰관인 협상가의 대결이 흥미롭다. 인질의 생사가 걸린 매우 어려운 협상이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 발전을 위한 M&A 협상, 노사 협상, 수주 협상, 원료구매 협상 등도 어렵고 협상 결과에 기업경영의 사활이 달려있다. 특히 글로벌 시대 국가 간 문화 차이에 따른 협상 스타일의 차이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실전 경험도 중요하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인터뷰하면서 협상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임원은 “협상과 관련 기본원칙이 무엇인지요? 협상에 임하는 자세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것인지요?”라며 궁금해했다. 여기서 많은 것을 논할 수는 없지만 핵심적인 대화 내용만 소개한다.
협상이란 무엇인가? 협상을 전공한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거대한 협상의 장(場)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인간의 모든 행위는 협상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협상이란 서로 상이한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전성철 IGM회장은 지난 6월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이제 60만 협상 대군을 양성할 때다”라는 칼럼에서 협상력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력이란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는 힘이다. 생각이 바뀌면 입장이 바뀐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상대방의 가치(명분), 실리, 감정(자존심 등) 세 가지에 호소하라고 주문했다. 필자도 우리가 필요한 것을 얻어 전략적 경쟁우위를 가져오게 하는 전문가적 협상가가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분야 등에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와튼 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피자를 주문할 때나 옷값을 깎을 때, 혹은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을 때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협상법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열 두 가지 핵심전략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목표에 집중하라. 협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목표 달성이다.▪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상대의 생각,감성,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약속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끼는지 알아야 한다. ▪감정에 신경 써라.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모든 협상에서 만능으로 통하는 전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협상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라고 한다. 철저한 준비 없이는 협상에서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제시한 협상 전략은 지금까지 가르친 3만여 명의 사람들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했다. 그가 수업을 마칠 때마다 학생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머리 속으로 아는 것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배운 걸 일상생활 속에서 시도해 보세요. 오늘 당장!”
협상과 관련해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합리적인 목표설정이다. 과도한 목표설정을 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금물이다. 협상 준비과정에서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즉 최소 수용조건을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쌍방간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협상은 결렬되는 것이다. 과다한 욕심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를 조심해야 한다.
둘째, 커뮤니케이션과 감정 표현이다. 협상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 잘 알려진 메라비언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 할 때 언어적 요소인 단어가 7%, 목소리 억양이 38%, 얼굴 표정 등 바디 랭귀지 요소가 55%라는 것을 새기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카프만의 연구에 따르면 노련한 협상가는 자극적 용어, 반대 제안, 방어나 공격적 대응을 적게 하고 지나친 주장을 삼가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예시적인 언어 구사, 적극적 경청, 질문 및 감정표현에 보다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뛰어난 협상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실력은 연습에서 나온다. 필자는 <Practice makes Perfect>라는 격언을 믿는다.
셋째. 전략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협상전문가 최철규는 이렇게 말한다. “ ‘협상’이라고 하면 흔히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싸움’ 그래서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가 승리할 수 있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협상가는 싸우지 않는다. 협상이 끝난 뒤 상대의 감정을 좋게 만들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어떤 전략으로 협상에 임할 것인가? 최근 개봉한 영화 <협상>을 보면, 화면을 통해 인질범과 경찰관인 협상가의 대결이 흥미롭다. 인질의 생사가 걸린 매우 어려운 협상이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 발전을 위한 M&A 협상, 노사 협상, 수주 협상, 원료구매 협상 등도 어렵고 협상 결과에 기업경영의 사활이 달려있다. 특히 글로벌 시대 국가 간 문화 차이에 따른 협상 스타일의 차이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실전 경험도 중요하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