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비즈니스] 북한에서 란제리 생산 및 판매 사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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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8) 남북교역 : 란제리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였던 비외른 보리(Bjorn Borg)가 자신의 이름으로 런칭한 스웨덴의 속옷 브랜드에서 색다른 이벤트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다. 비외른 보리는 선정적인 빨간 색의 여성 속옷을 동영상으로 찍고 이를 네티즌들에게 공개했다. ‘THE DROP’이란 제목의 이 영상은 세계 각국의 후보지 중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지역을 선정, 오는 31일 속옷 450벌을 하늘에서 뿌리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북한의 평양이 압도적인 점수로 선발되었다. 그렇지만 북한 상공을 지날 수도 없는데, 속옷을 뿌릴 수는 더더구나 없었다. 결국 비외른 보리의 브랜드를 담당하고 속옷을 생산하는 회사의 대표가 속옷을 배포하기 위해 직접 관광비자로 평양에 들어가 관광객인 척 관광 일정을 소화하며 10일간 속옷을 몰래 투척했다. 그는 주로 호텔 로비와 복도, 침대 위 등에 속옷을 뿌렸으며 양각도 국제호텔의 룸에서는 창밖으로 속옷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홈페이지에 속옷 투척 인증샷을 공개하며 “평양 체류 기간을 마치고 떠나는 날 매일 5곳 이상의 박물관 등을 들르느라 피곤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기회가 있으면 다시 평양을 찾을 것”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재미있는 일이다. 북한에서 비외른 보리 브랜드의 란제리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북한에서의 란제리 판매는 일반인들에게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한동안 여성들의 브래지어가 ‘자본주의풍의 날라리’로 낙인찍히며 착용이 금지되었던 적도 있다. 브래지어가 반 사회주의적인 품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2000년 이후에 브래지어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북한의 장마당에는 중국산 상품은 굉장히 많은데, 속옷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레이스 달린 속옷이나 보정물이 붙어있는 속옷도 많이 팔리는 편으로 투박했던 디자인이 예쁘게 바뀌었다. 그러나 사이즈는 세 개밖에 없고, 북한 여성들도 사이즈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브래지어와 팬티가 한 쌍을 이루는 예쁜 여성 속옷인 란제리가 북한 여성들에게 일반적이지는 않다. 사실 우리 남한 사람들에게도 란제리란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20년 전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하얀색의 웃옷과 아래옷이 있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남한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란제리가 일반적인 속옷이 되었다. 북한도 지금이야 돈 많은 사람, 권력 있는 사람들만 입는 극히 제한적인 란제리 시장이 차츰 커져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북한 상류층 여성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특히 삼성의 로봇청소기는 일본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한국산 브래지어와 화장품은 사이즈도 잘 맞고 피부에 좋아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상류층 사이에서는 ‘같은 민족이어서인지, 프랑스산이나 일본산에 비해 훨씬 몸에 맞는 것 같다’는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많지 않은 모델이고 색상이지만 북한의 백화점에서 북한제 란제리가 팔리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임에 틀림없다.
이미 남한 기업이 북한에서 속옷을 위탁 생산한 선례는 있다. 여성 속옷 생산업체인 엠에스클럽이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2001년 남포 공장에 재봉틀 등 생산설비를 투자한 지 1년 만에 흑자를 냈다. 남북교역을 통해서 흑자를 낸 드문 사례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성공에는 2002년 북한의 경제 개혁 조치 이후 근로자들이 임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열심히 일하는 자세가 한몫을 했다고 이 회사의 김성기 사장은 말했다. 특히 북측은 이 공장에서 번 수입으로 고가(高價)의 재봉틀들을 스스로 설치, 생산을 늘리려는 의욕까지 보여주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메이드 인 개성’ 속옷도 많았다. 내의류 업체들이 개성공단에서 제품 생산한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이 메이드 인 개성 제품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전통 내의 업체인 BYC도 개성에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했었다. 이들 기업들은 봉제 라인에 투입되는 북측 근로자를 수십 명 채용해 봉제기술을 가르쳤다. 이들 개성에서 란제리를 생산했던 기업들은 폐쇄 이후 남한 생산과 베트남 생산으로 나누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경제 협력이 재개되면 개성으로 유턴하거나 북한 내륙에서의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였던 비외른 보리(Bjorn Borg)가 자신의 이름으로 런칭한 스웨덴의 속옷 브랜드에서 색다른 이벤트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다. 비외른 보리는 선정적인 빨간 색의 여성 속옷을 동영상으로 찍고 이를 네티즌들에게 공개했다. ‘THE DROP’이란 제목의 이 영상은 세계 각국의 후보지 중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지역을 선정, 오는 31일 속옷 450벌을 하늘에서 뿌리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북한의 평양이 압도적인 점수로 선발되었다. 그렇지만 북한 상공을 지날 수도 없는데, 속옷을 뿌릴 수는 더더구나 없었다. 결국 비외른 보리의 브랜드를 담당하고 속옷을 생산하는 회사의 대표가 속옷을 배포하기 위해 직접 관광비자로 평양에 들어가 관광객인 척 관광 일정을 소화하며 10일간 속옷을 몰래 투척했다. 그는 주로 호텔 로비와 복도, 침대 위 등에 속옷을 뿌렸으며 양각도 국제호텔의 룸에서는 창밖으로 속옷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홈페이지에 속옷 투척 인증샷을 공개하며 “평양 체류 기간을 마치고 떠나는 날 매일 5곳 이상의 박물관 등을 들르느라 피곤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기회가 있으면 다시 평양을 찾을 것”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재미있는 일이다. 북한에서 비외른 보리 브랜드의 란제리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북한에서의 란제리 판매는 일반인들에게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한동안 여성들의 브래지어가 ‘자본주의풍의 날라리’로 낙인찍히며 착용이 금지되었던 적도 있다. 브래지어가 반 사회주의적인 품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2000년 이후에 브래지어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북한의 장마당에는 중국산 상품은 굉장히 많은데, 속옷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들어온 레이스 달린 속옷이나 보정물이 붙어있는 속옷도 많이 팔리는 편으로 투박했던 디자인이 예쁘게 바뀌었다. 그러나 사이즈는 세 개밖에 없고, 북한 여성들도 사이즈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브래지어와 팬티가 한 쌍을 이루는 예쁜 여성 속옷인 란제리가 북한 여성들에게 일반적이지는 않다. 사실 우리 남한 사람들에게도 란제리란 개념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20년 전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하얀색의 웃옷과 아래옷이 있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남한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란제리가 일반적인 속옷이 되었다. 북한도 지금이야 돈 많은 사람, 권력 있는 사람들만 입는 극히 제한적인 란제리 시장이 차츰 커져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북한 상류층 여성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특히 삼성의 로봇청소기는 일본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한국산 브래지어와 화장품은 사이즈도 잘 맞고 피부에 좋아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상류층 사이에서는 ‘같은 민족이어서인지, 프랑스산이나 일본산에 비해 훨씬 몸에 맞는 것 같다’는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많지 않은 모델이고 색상이지만 북한의 백화점에서 북한제 란제리가 팔리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제품임에 틀림없다.
이미 남한 기업이 북한에서 속옷을 위탁 생산한 선례는 있다. 여성 속옷 생산업체인 엠에스클럽이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2001년 남포 공장에 재봉틀 등 생산설비를 투자한 지 1년 만에 흑자를 냈다. 남북교역을 통해서 흑자를 낸 드문 사례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성공에는 2002년 북한의 경제 개혁 조치 이후 근로자들이 임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열심히 일하는 자세가 한몫을 했다고 이 회사의 김성기 사장은 말했다. 특히 북측은 이 공장에서 번 수입으로 고가(高價)의 재봉틀들을 스스로 설치, 생산을 늘리려는 의욕까지 보여주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메이드 인 개성’ 속옷도 많았다. 내의류 업체들이 개성공단에서 제품 생산한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이 메이드 인 개성 제품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전통 내의 업체인 BYC도 개성에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했었다. 이들 기업들은 봉제 라인에 투입되는 북측 근로자를 수십 명 채용해 봉제기술을 가르쳤다. 이들 개성에서 란제리를 생산했던 기업들은 폐쇄 이후 남한 생산과 베트남 생산으로 나누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경제 협력이 재개되면 개성으로 유턴하거나 북한 내륙에서의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