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75) 정부는 규제를 혁파하고, 기업은 젊은층의 창의력을 믿고 맡기자

최근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 화제다. 그의 성공은 젊은 선수들을 끌어안고, 선수 위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더십에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국제무대에서 올해 최고의 성과를 보이며 K팝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방탄소년단만이 아니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말춤으로 전 세계인을 들썩거리게 만들었고, 소녀시대, 동방신기 등 케이팝과 한국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가 이끌고 있는 ‘한류’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산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처럼 아무런 규제가 없이 자유분방하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에서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5대 제조업 대국, 6대 수출대국, 9위의 외환보유국, 최상위권 신용등급 보유국, 그리고 금년에는 인구 5,000만 명이 넘은 나라 중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긴 일곱 번째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지표를 보면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터넷 이용자 수(은행 인터넷뱅킹을 기준으로)가 3,500만 명, 이동전화 가입자가 5,400만 명에 이르는 IT초강국이고,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란 20~30대 젊은 세대가 인터넷, 모바일 쇼핑을 빠르게 확산시키며 점점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더욱이 탄탄한 IT기반은 창의력이 뛰어난 민족적 기질과 함께 앞으로 문화산업은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높여준다.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 현실은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에 밀리거나 어두운 전망이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다. 세계 각국은 IT와 AI를 결합시킨 새로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는 낡은 규제에 묶여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지만 역시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회사에서도 디지털 세대인 젊은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나 교육보다는 회사 제도나 규칙에 충실히 따르도록 하는 적응훈련에만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그 결과 직원들은 기존의 관행적인 사고와 방법에만 잘 적응하게 되고, 새로운 시장 변화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방탄소년단처럼 자유롭게 풀어놨을 때 끊임없는 창의력과 높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이나 획기적인 규제혁파와 자유로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 혁신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단기적인 정책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경쟁력을 높여줄 수 정책이나 과감한 규제개혁에 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정부 탓만 할게 아니라 기업인 스스로 극복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높여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방식이나 성과에만 몰입하지 말고, 이업종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IT기술 업체들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신규 아이템 개발과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또한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갈 기업은 스스로 창조하는 기업이고, 이는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창조력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새롭게 인식하고, 이런 분위기와 기업문화 조성을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