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블록체인 알쓸신잡] 바보야 기술이 아니고 고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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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90% 이상이 망하는 게 정상이라는 통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필자의 기준으로 본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ICO로 난리법석을 쳐온 블록체인 업계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초기에 ICO를 통해 어마어마한 자금을 모은 스타트업들 중 상당수의 팀이 와해되거나 망가져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준비 안된 팀, 시류에 따라 돈 걷는데 만 열중한 팀, 사업에 대한 열정과 배수의 진 조차 쳐볼 생각이 없는 팀, 그리고 창업자들 스펙이 좋은 팀일수록 쉽게 망가져 가는 것 같습니다.
짱짱한 인맥과 스펙을 갖춘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쉽게 망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절실한 마음가짐이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스펙이 ‘짱짱’한 창업 팀 보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어찌 보면 ‘어리버리’한 사람들로 구성된 창업 팀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스펙 좋은 팀원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들은 창업 후 반드시 겪게 되는 죽음의 계곡을 지날 때, 또는 예상치 못한 고난이 생길 경우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참여자 각기 지닌 좋은 스펙만으로도 취업하기 쉽다 보니 어렵게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할 이유가 없기에 각자 취직해 분열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그러나 ‘어리버리’ 한 팀은 망하면 오갈 데 없다는 생각에 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끈질기게 도움을 청해 결국은 살아남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이들은 살아 남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그들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곤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블록 생성 속도, 또는 기존의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는 아주 사소한 부분의 기술적 발전을 마치 세계 유일의 기술인양 과대 포장하여 뻥을 쳐가며 기술 위주로 사업 계획을 세운 팀들일 수록 쉽게 망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이 예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뒤늦게 비즈니스, 즉 서비스 측면을 바라보니 이제야 고객이 보이고 시장이 보이는 모양입니다.기술이 좋다고 고객이 몰려오지 않습니다.
대개 막강한 스펙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기술적으로도 우월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만 너무 앞세우게 되고 결국 시장이 원하는 제품 개발을 등한시하게 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에 대해 투자자들은 관심을 보일지 몰라도 고객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고객은 기술보다 자신의 Needs와 일치해야 관심을 보입니다.
사업은 “고객의 Needs를 찾는 게임”입니다.
불편한 점, 고 비용, 개선할 점이 많은 부분을 연구하면 사업이 나옵니다.
고객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사업입니다.
첨단 기술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정작 고객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나 현명한 투자자는 필요한 기능을 보고 지갑을 엽니다.
기술보다 고객의 Needs를 저격한 쉬운 예를 하나 든다면 필자 역시 애용하고 있는 명함 앱 ‘리멤버’를 들 수 있습니다.
리멤버 이전에도 OCR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명함 앱은 물론, ‘캠 카드’ 등 센서 인식 기반의 명함 App까지 있었지만, 기술 부족으로 100% 인식률에 크게 부족한 한계를 보이며 기존의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몇% 더 인식률이 좋다는 주장을 펼치다 결국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리멤버는 이렇게 낮은 인식률을 기술이 아니라 아예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무식한 수작업으로 해결했습니다.
리멤버는 최 첨단 기술이 적용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작년 상반기에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넘어 입력 명함 수가 1억 5,000만 개가 넘는다고 하며, 현재는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된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명함을 가진 대부분 사람들의 정보를 확보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확보한 명함정보에는 당사자의 세밀한 직업, 직책 그리고 그 사람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한다면, 리멤버가 국민 데이터 베이스로 재 탄생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이렇게 리멤버는 기술에 집착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고객의 Needs를 우선시하고 일단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무식하게 손으로 명함을 입력한 무식한 회사입니다.
따라서 메인-넷 개발이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스스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얼마나 고객 친화적인지를 재차 확인해 볼 것을 권합니다.
사업은 기술이 아닙니다.
사업은 고객입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ICO로 난리법석을 쳐온 블록체인 업계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초기에 ICO를 통해 어마어마한 자금을 모은 스타트업들 중 상당수의 팀이 와해되거나 망가져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준비 안된 팀, 시류에 따라 돈 걷는데 만 열중한 팀, 사업에 대한 열정과 배수의 진 조차 쳐볼 생각이 없는 팀, 그리고 창업자들 스펙이 좋은 팀일수록 쉽게 망가져 가는 것 같습니다.
짱짱한 인맥과 스펙을 갖춘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쉽게 망가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절실한 마음가짐이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스펙이 ‘짱짱’한 창업 팀 보다 어찌 보면 평범하고 어찌 보면 ‘어리버리’한 사람들로 구성된 창업 팀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스펙 좋은 팀원으로 이루어진 스타트업들은 창업 후 반드시 겪게 되는 죽음의 계곡을 지날 때, 또는 예상치 못한 고난이 생길 경우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참여자 각기 지닌 좋은 스펙만으로도 취업하기 쉽다 보니 어렵게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할 이유가 없기에 각자 취직해 분열하는 방향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그러나 ‘어리버리’ 한 팀은 망하면 오갈 데 없다는 생각에 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 끈질기게 도움을 청해 결국은 살아남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이들은 살아 남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그들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곤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블록 생성 속도, 또는 기존의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는 아주 사소한 부분의 기술적 발전을 마치 세계 유일의 기술인양 과대 포장하여 뻥을 쳐가며 기술 위주로 사업 계획을 세운 팀들일 수록 쉽게 망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이 예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뒤늦게 비즈니스, 즉 서비스 측면을 바라보니 이제야 고객이 보이고 시장이 보이는 모양입니다.기술이 좋다고 고객이 몰려오지 않습니다.
대개 막강한 스펙으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기술적으로도 우월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술만 너무 앞세우게 되고 결국 시장이 원하는 제품 개발을 등한시하게 됩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에 대해 투자자들은 관심을 보일지 몰라도 고객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고객은 기술보다 자신의 Needs와 일치해야 관심을 보입니다.
사업은 “고객의 Needs를 찾는 게임”입니다.
불편한 점, 고 비용, 개선할 점이 많은 부분을 연구하면 사업이 나옵니다.
고객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사업입니다.
첨단 기술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만, 정작 고객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나 현명한 투자자는 필요한 기능을 보고 지갑을 엽니다.
기술보다 고객의 Needs를 저격한 쉬운 예를 하나 든다면 필자 역시 애용하고 있는 명함 앱 ‘리멤버’를 들 수 있습니다.
리멤버 이전에도 OCR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명함 앱은 물론, ‘캠 카드’ 등 센서 인식 기반의 명함 App까지 있었지만, 기술 부족으로 100% 인식률에 크게 부족한 한계를 보이며 기존의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몇% 더 인식률이 좋다는 주장을 펼치다 결국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리멤버는 이렇게 낮은 인식률을 기술이 아니라 아예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무식한 수작업으로 해결했습니다.
리멤버는 최 첨단 기술이 적용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작년 상반기에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넘어 입력 명함 수가 1억 5,000만 개가 넘는다고 하며, 현재는 네이버 자회사로 편입된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명함을 가진 대부분 사람들의 정보를 확보한 것 같습니다.
그들이 확보한 명함정보에는 당사자의 세밀한 직업, 직책 그리고 그 사람의 인적 네트워크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한다면, 리멤버가 국민 데이터 베이스로 재 탄생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이렇게 리멤버는 기술에 집착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고객의 Needs를 우선시하고 일단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무식하게 손으로 명함을 입력한 무식한 회사입니다.
따라서 메인-넷 개발이 마무리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스스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얼마나 고객 친화적인지를 재차 확인해 볼 것을 권합니다.
사업은 기술이 아닙니다.
사업은 고객입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