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희 칼럼] 재난구조와 드론의 활용

행정안전부의 『4차 산업혁명과 재난안전관리』 자료를 보면 사회·경제 및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라 재난안전 이슈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재난사고의 범위는 대형화·복합화 되고, 재난 양상은 더욱 진화하고 있다. 이에 중장기 미래 재난관리 전략 수립 및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과 연계한 과학적 재난관리 기반 마련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는 대형 사이클론에 의한 홍수로 이재민 및 사상자가 발생했다. 모잠비크는 3월에도 사이클론 이다이가 중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수많은 이재민 및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연이은 자연재해로 해당 지역은 거의 초토화가 되었다고 한다. 관련하여 영국 정부는 세계 각지의 재난 현장에 드론을 배치하는 사업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먼저 모잠비크에 드론을 투입하여 침수 위험 지역을 확인하고 주민의 대피 여부를 파악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제휴를 맺어 진행하는 이 사업에 영국 정부는 5년간 총 170만 파운드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IT매체 씨넷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는 화재 진압을 위해 드론을 도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방위공군(California Air National Guard)은 캘리포니아 주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북가주 멘도시노 컴플렉스 산불에 ‘MQ-9 리퍼라고 불리는 군용 드론을 투입했다. 이 드론은 상공 6km에서 화재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촬영하며 화재가 퍼져나가는 곳을 확인하며 정찰과 데이터 수집 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최근 4년 동안 미국 180개 이상의 소방서가 화재나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드론을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은 쉽고 간편하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재난사고 조사 및 구조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밀도 높은 소형 센서 개발과 ICT 간 통합 운용 기술이 발달하면서 드론의 활용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드론은 좁은 공간을 탐색하거나 헬리콥터보다 낮은 속도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미처 발견하기 어려운 지역의 조난자를 발견하고, 화재 발화지점을 찾거나 진행경로를 예측하는데 유리하다.

우리나라도 재난사고 현장에 드론 활용이 하나둘 발표되고 있는데, 지난 4월 공주소방서에서는 드론을 활용하여 수난 사고의 실종자 수색 시 신속하게 익수자를 발견 및 구조했다고 밝힌 바 있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는 조난자 구조 등 한라산 안전 산행을 위해 드론을 배치한다고 밝혔다. 기대에는 미흡하지만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 5G가 대중화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여 산불이나 지진, 홍수 등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 드론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더불어 드론을 보유한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준비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드론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와 관계 기관, 드론을 보유한 인근 지역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연계할 수 있다면, 각종 재난사고 발생 시 빠른 현황 파악 및 조난자 구조를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드론에 GPS는 물론 열화상카메라까지 부착되어 보급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고려할만하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을 (가칭)’재난안전 드론 구조대원’으로 위촉하고 정기적인 정보교류 등 상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이고, 가장 먼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