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61.7% 골밀도 저하…뼈 약해지면 뇌혈관도 위험"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 뇌소혈관질환과 골밀도저하 연관성 규명

골밀도가 떨어지는 등 뼈가 약해지면 뇌혈관 손상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뇌 속 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 10명 중 6명은 골밀도가 저하된 상태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정민 교수 연구팀은 뇌졸중 입원 환자 1천190명을 조사해 뇌소혈관질환과 골밀도 저하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뇌소혈관질환은 뇌의 작은 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방치하면 뇌졸중, 치매, 보행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골밀도 저하는 뼈의 무기질 함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심해지면 골다공증과 골절 등이 발생한다.

두 가지 모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어서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독립적 증상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에서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연결고리 후보가 제시됐다. 연구 결과 뇌졸중 환자의 23.9%(284명)에서 골다공증, 37.8%(450명)에서 골감소증이 관찰돼 61.7%가 골밀도 저하를 겪고 있었다.

또 연령과 성별 등 외부 요인을 보정했을 때 골밀도가 낮을수록 뇌소혈관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시행해 두 질병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골다공증과 심각한 뇌소혈관질환이 동반된 환자는 마이크로RNA 중 하나인 'miR-378f' 발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액 내의 매개자가 뼈와 뇌 속 혈관의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상당수 뇌졸중 환자에서 골밀도 저하가 동반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뇌소혈관질환의 정확한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의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