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위기를 극복할 당신만의 최종병기는?

< 프롤로그>
[병자호란: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와 척화파 신하들은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른 외교실패로, 결국 1636년 청나라의 태종이 12만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와 치욕적인 항복을 맞이하게 된 사건. 인조는 강화도로 피신 후 45일간 맞서다가 결국 청 태종에게 삼전도에서 이마에 피를 흘리는 3배 9 고두(항복의 표시로 상복을 입고 3번 큰절을 하고 9번 땅바닥에 머리를 꽝꽝 박아 절하는 소리가 단위에 앉아 있는 청 태종의 귀에 들리도록 하는 굴욕적인 청의 인사방식)로 항복하고 엄청난 배상금과 함께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척화파 신하들과 20만 명의 백성을 청에 인질로 보냄]

영화< 최종병기 활,  2011>에서 예나 지금이나 나라의 지도자가 권력과 명분만을 중요시하며 오락가락할 때, 백성들의 안위는 바람 앞의 등불이었고 무고한 시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울분에 찬 목소리만으로는 공격하는 바람을 이겨낼 수 없기에, 영화의 주인공처럼 꾸준히 자신만의 최종병기를 연마하여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부모님이 역적으로 몰려 살해당한 후, 남매인 ‘남이(박해일 분)와 자인(문채원 분)’은 개성에 있는 아버지의 친구 김무선의 집에 피신해 성장하게 된다. 그로부터 13년 후인 1637년, 여동생 자인은 김무선의 아들 서군(김무열 분)과 혼례를 치르게 되는데, 혼례 당일 남이는 누이의 행복을 기원하며 마을을 떠나게 된다. 이때, 삼전도에서 조선의 왕을 굴복시키고 개선하던 청나라 군사들이 이 마을을 무자비하게 덮쳐 마을 사람들은 물론, 자인과 남편마저 끌고 가고 만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남이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청군을 추격한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하여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한편 포로가 된 여동생 자인은 청나라 왕자가 수청을 강요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오빠인 남이가 야습하여 왕자를 인질로 동생 부부를 먼저 도피시킨 후, 자신은 시간을 번 후 청나라 왕자 도르곤을 제거한 후 가까스로 탈출하여 동생과의 접선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청나라 왕자의 삼촌이자 청군의 정예부대 대장 ‘쥬신타(류승룡 분)’는 이를 갈며 정예부대인 니루와 함께 남이를 추적해온다. 남이는 귀신과도 같은 신묘한 활 솜씨로 청군 정예병을 하나하나씩 저격하기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쥬신타까지 쓰러뜨리게 된다. 그러나  도착한 접선 장소에는 동생이 없었고 죽은 줄 알았던 쥬신타가  여동생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쥬신타는 의기양양하게 남이에게 “바람마저 널 도와주지 않는구나”라고 굴복을 요구하자, 남이는 찰나적으로 적을 간파하고 화살을 겨누고는 망설임 없이 쥬신타의 목을 향해 활을 쏘게 된다. 목에 ‘애깃살’이 명중한 쥬신타에게 남이는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도 숨을 거두게 된다. 누이 자인과 남편은 배에 남이의 시신을 태우고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조선으로 떠나게 된다.
< 관전 포인트>
A. 남이가 신궁의 실력을 갖추게 된 배경은?
인조반정 등 급변하던 조선 사회에서, 자신의 부모님이 졸지에 역적으로 몰려 살해당하고, 자신과 여동생이 개성의 아버지 친구 집에서 피신해 살면서, 남이는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것은 최종병기뿐임을 깨닫고 아버지가 남겨주신 활로, “태산처럼 받들고 호랑이의 꼬리처럼 말아 쏴라”방식으로 기량을 지속해서 연마하여 신궁이 되었다.

B. 누이동생의 혼례식 후 그 동네를 떠나던 남이가 다시 돌아오게 된 이유는?
누이의 행복을 기원하며 역적의 가족이라는 것을 숨기려고 떠나던 길에서 청군의 왕자 도르곤을 호위하던 쥬신타의 본부대와 마주치게 되었고, 남이를 만만히 알고 추격하던 청군 병사가 남이의 활에 즉사하자, 대장 쥬신타는 보통 인물이 아님을 눈치채고 그를 뒤쫓다가 활을 쏘게 되는데, 그 활은 남이의 화살통에 명중하여 남이는 낭떠러지로 추락하게 되고, 이를 본 청군들은 그가 사망한 줄 알고 돌아가지만 남이는 살아남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청군을 추격하게 된다.C. 남이가 뒤쫓던 쥬신타의 정예부대를 제압할 수 있었던 전략은?
어릴 적부터 남이는 화살의 제작, 지형지물의 응용 등에 대해 오랫동안 연마했기에, 쥬신타의 첫번째 정예병에게 애기살(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데 효과적인 활로, 촉만 없을 뿐 화살을 부러뜨려 응용하여 적을 저격하는데 효과적인 활)을 발목에 쏘아 넘어지게 한 후,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온 다른 병사가 부상병을 안는 순간, 청군이 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라는 화살을 재이용하여 두 명을 동시에 관통 시켜 사살한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다른 병사와 쥬신타 장군을 동시에 쏘아 자빠뜨림으로써 두 명 모두 사살한 줄 알았는데, 쥬신타는 화살이 깊지 않아 기사회생하게 된다.

D. 쥬신타에게 쫓기던 남이가 상처를 입고 도피하던 중 쓴 전략은?
평소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던 산길에 일부러 자신의 피를 묻히며 도피하자, 남이의 생각을 모르고 쫓아오던 청군 병사가 피 냄새를 맡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힌다. 이것은 평소 사냥 등으로 지형지물을 많이 알던 남이의 예리한 전략이 적중한 사례이다.

E. 남이가 청군을 뒤쫓아 가던 중 젤 먼저 만난 것은?
남이의 동생은 이미 청군의 왕자 호위부대와 같이 떠났고, 포로로 잡힌 동생의 남편과 남이가 살던 동네의 사람들이 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대기하던 중, 남이가 들이닥쳐 청군을 공격하자 백성들도 같이 합세하여 청군을 제압하게 된다. 이 전투 후 남이는 동생의 남편 ‘서군’과 같이 누이를 찾아 다시 길을 떠나게 된다.
< 에필로그>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힘이 없는 사람은 위기상황에서 굴욕적인 처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의 처지가 역적의 신분으로 추락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최종병기인 활을 연마하여, 결국 자신과 가족을 지키고 존엄성을 회복하게 된다. 최근 약육강식의 국제정세 속에서 고통받는 현실이, 병자호란, 임진왜란 같은 시대적 상황과 오버랩되고 있다. 이럴 때 각자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최종병기를 연마하여 시시각각 불어오는 어떠한 위기의 바람도 극복해 나갈 힘을 길러야 한다. 특히 나라의 지도자들은 삼전도의 굴욕이 재현되지 않도록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으로 각고의 노력과 솔선수범이 필요한 막중한 시기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