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길 한솔 회장, 제지·테크닉스 경영 직접 챙긴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다. 조 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가 되는 건 한솔그룹이 2015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솔제지는 24일 서울 명동에 있는 서울로얄호텔에서 제6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같은 날 한솔테크닉스는 충북 진천 본사에서 제55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기존 한솔홀딩스 한 곳에서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를 포함한 세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원이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오너 경영자로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는 그룹을 지탱하는 양대 계열사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56%에 달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매출 1조5098억원, 영업이익 945억원을 기록했다. 한솔테크닉스는 매출 1조1948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을 달성했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회장은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 최대주주로서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 등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전인 2014년 말 조 회장의 한솔홀딩스 지분율은 3.34%에 그쳤으나 지난해 초 10.28%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말 다시 17.23%로 높아졌다. 한솔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0.28%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계열사 이사회에 등장하는 건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경영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지분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만큼 오너 경영자로서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