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간 김종인, 5·18 특별법 요구에 "특별히 말할 사항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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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특별히 이야기할 사항이 없다"고 일축했다. "호남과 동행하겠다"며 이른바 '무릎 사죄'까지 한 김 위원장이 막상 법 제정 요구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4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5·18정신으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습니다'고 적었다. 참배 후엔 윤상원·박관현 열사가 안장돼 있는 묘역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윤상원·박관현 열사는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분들이기 때문에 참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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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광주 지역 대학생 단체가 "입으로는 오월 영령을 추모한다고 하지만, 5·18특별법 제정과 보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김 위원장에게 항의했다. 기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5·18 특별법 제정 없이는 진정한 광주 방문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5·18 관련 법 제정에 대해 여러가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전 특별히 이야기할 사항이 없다"고 했다.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뭐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5·18 특별법은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 권한 확대와 5·18 민주화 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한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월 호남을 찾았을 때 해당 법에 대해 "법을 만드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을 거다. 내용에 대해서는 입법하는 과정에서 상식선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한 적 있다.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은 담기지 않은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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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참배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대학생 단체의 항의를 받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입으로는 오월영령 추모, 행동으로는 뒤통수’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거짓말쟁이 국민의힘은 해체하라"며 고성을 질렀고 김 위원장은 급하게 묘역에서 빠져나갔다.이날 김 위원장의 광주행은 취임 후 6번째 방문이자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선출된 이후 첫 공식 행보다. 김 위원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국민의힘에서 내 임무를 마치는 과정에 있다. 4월7일 선거가 끝나기 전에 다녀가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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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5·18 단체 간담회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당시의 함성에 맞게 제대로 발전하는 건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다시 정상 상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