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통큰 상생'…경기 기업에 특허 200건 쏜다

삼성전자-경기도 작년 업무협약
'기술거래촉진네트워크사업' 통해
미활용 특허 중소·벤처기업 이전

기업은 등록료 등 경비만 부담
즉각 제품화 가능한 특허 다수
이재명 경기지사(왼쪽 다섯 번째)와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여섯 번째)이 지난해 말 경기도청에서 상생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와 경기테크노파크가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 200건을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도내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가 도내 대·중소기업 간 상생 문화 확산을 위해 보유 특허 200건을 무상 양도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린 덕분이다.

도는 올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미활용 특허를 도내 중소·벤처기업에 이전하는 ‘기술거래촉진네트워크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은연정 도 과학기술과 지식재산팀장은 “도는 이 사업이 도내 대·중소기업 간 상생 문화를 확산해 도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도가 제시한 삼성전자 보유 특허는 모바일 기기 77건, 반도체 44건을 비롯해 총 200건에 이른다. 삼성전자 보유 특허의 등록료 및 업무대행수수료 등 경비는 특허 양수기업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도내 기업에 양도하는 특허 중에는 기업이 활용해 바로 제품화할 수 있는 특허도 다수 포함됐다. ‘로봇 시스템 및 비콘’ 특허는 이동로봇의 위치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신호를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기기인 비콘의 송신부를 회전시켜 이동로봇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채수연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이 특허는 여러 개의 발신장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가정용 소형 청소기 등에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정보보호 RFID(무선전자) 태그 및 방법’ 특허는 태그, 카드 등의 저장데이터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비접촉으로 읽는 인식시스템이다. 이 특허는 RFID의 가장 큰 문제였던 정보 유출을 막아 RFID 적용 영역을 다양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상생협력 추진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2년간 스마트한 작업환경 구축, 우수기술 공유마당 조성 등 3개 분야 총 7개 사업에 209억7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경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특허 활용 기업 모집에 현재 20여 개 기업이 신청했다. 공고사업이 마감일에 임박해 신청이 몰리는 만큼 200개사 모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서용 도 과학기술과장은 “삼성전자 보유 특허가 도내 중소·벤처기업에 이전돼 상생·공존의 경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