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마트시티' 어디까지 왔나?

유응준 < 엔비디아코리아 엔터프라이즈 부문 대표 eyoo@nvidia.com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확진자 동선 추적과 역학조사 시스템이 중요해지면서 스마트시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인 ‘CES 2021’에서 올해 6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스마트시티가 꼽혔다.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되찾기 위한 해법으로 스마트시티가 부상한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교통체증, 환경오염, 범죄 같은 수많은 도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성공적인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지능형 센서를 통한 데이터 수집이다. 엄청난 규모로 수집된 데이터를 인간이 일일이 확인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점점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는 보안 위협으로부터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호주 리버풀시는 새로운 대학 캠퍼스와 공항이 들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도시 중심부로 출퇴근하는 인구만 매일 3만 명에 달해 주변 교통을 비롯해 보행자, 자전거, 차량 이동에 미칠 영향을 파악해야 했다. 이를 위해 리버풀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도입했다. 리버풀시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추가적으로 센서를 설치하는 대신 기존 CCTV 네트워크를 활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리버풀시는 CCTV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전송한 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폐기한다. 이를 통해 도시 전반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세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해 시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도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

AI 기반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도시 관리뿐 아니라 야생동물 파악과 추적에도 활용된다. 폭우 관리를 위한 지하 배수로 폐색 탐지와 돌발 홍수 경보, 혹서기의 인구 이동 행태를 파악하기 위한 열감지 카메라 추적에도 활용된다. 이 외에도 화재 시에는 건물을 수색하는 소방관과 건물 거주자들을 구분해 안전한 대피를 돕는다.

미래에 그려질 스마트시티의 모습을 떠올리면 매우 설레지만, 새로운 기술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데이터는 스마트시티의 생명선과 같다. 현재 세계적으로 5억 대가 넘는 카메라가 데이터를 캡처하면서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정보가 시시각각 밀려들고 있다. AI는 이런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학습해 통찰력으로 변환함으로써, 도시 내 안전을 향상시키고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핵심 기술이다. AI와 결합한 스마트시티가 우리의 삶에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편리해진 똑똑한 도시에서 살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