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기, 낙하산, 빚더미…대수술 시급한 '공기업 복마전'
입력
수정
지면A35
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투기 의혹을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흐리다’ 식으로 치부하는 것은 사태를 호도하는 것이다. 투기도 투기지만 진짜 문제는 부실·방만한 공기업 그 자체에 있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돼온 ‘공기업 혁신’ 노력이 문재인 정부의 ‘공공성 강화’로 흐지부지되면서, ‘감시받지 않는 공룡’이 된 공기업이 빚은 참사로 봐야 할 것이다. 투기를 차치하더라도 천문학적 부채, 낙제 수준의 경영, 사내복지 천국을 만든 도덕적 해이, 이를 견제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낙하산’ 감사 등 공기업의 난맥상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525조원(2019년)에 이르는 337개 공공기관 부채는 언젠가는 정부가 메꿔넣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라경제의 큰 복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새 25조원 급증했다. 한국전력 132조원, LH 126조원, 도로공사 30조원 등 가히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 지난해 사업으로 21조원을 번 LH는 지출이 45조원을 넘겼으니 부채가 줄어들 리 만무하다. 이미 국가부채에다 공기업 부채와 4대 연금 충당부채를 합친 광의의 국가부채비율이 GDP의 106%에 이른다는 분석(한국경제연구원)도 있다.그런데도 허리띠 졸라매는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상생협력 등 공공성이 강조되면서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현 정부 들어 9만4700명(29%) 증가했다. 반면 36개 공기업의 작년 신규 채용은 거꾸로 31.8% 줄어 청년들을 낙담케 했다. ‘그들만의 복지 천국’에서는 적자가 나도 성과급 잔치이고, 사내복지기금은 싼 이자 대출 재원으로 전용되기 일쑤다. 이를 감시·견제해야 할 감사 자리는 친여 시민단체와 정치인 출신 ‘낙하산’들로 그득하다. 주요 공기업 36곳 중 약 60%인 21곳을 낙하산 감사가 차지했다. 취임 초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던 문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다.
정책 집행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기업들이 가히 복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에도 부실·방만경영이 적지 않았지만 정부가 공공개혁에 나서고 공기업도 자정노력을 펴곤 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선 그런 시늉조차 없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를 수술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나라를 삼킬지도 모를 일이다. LH 사태로 촉발된 공직자 투기 의혹 규명 못지않게 복마전 공기업에 대한 근본 개혁이 시급하다.
525조원(2019년)에 이르는 337개 공공기관 부채는 언젠가는 정부가 메꿔넣어야 한다는 점에서 나라경제의 큰 복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새 25조원 급증했다. 한국전력 132조원, LH 126조원, 도로공사 30조원 등 가히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다. 지난해 사업으로 21조원을 번 LH는 지출이 45조원을 넘겼으니 부채가 줄어들 리 만무하다. 이미 국가부채에다 공기업 부채와 4대 연금 충당부채를 합친 광의의 국가부채비율이 GDP의 106%에 이른다는 분석(한국경제연구원)도 있다.그런데도 허리띠 졸라매는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상생협력 등 공공성이 강조되면서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현 정부 들어 9만4700명(29%) 증가했다. 반면 36개 공기업의 작년 신규 채용은 거꾸로 31.8% 줄어 청년들을 낙담케 했다. ‘그들만의 복지 천국’에서는 적자가 나도 성과급 잔치이고, 사내복지기금은 싼 이자 대출 재원으로 전용되기 일쑤다. 이를 감시·견제해야 할 감사 자리는 친여 시민단체와 정치인 출신 ‘낙하산’들로 그득하다. 주요 공기업 36곳 중 약 60%인 21곳을 낙하산 감사가 차지했다. 취임 초 “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던 문 대통령의 공언이 무색하다.
정책 집행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기업들이 가히 복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에 이르렀다. 과거에도 부실·방만경영이 적지 않았지만 정부가 공공개혁에 나서고 공기업도 자정노력을 펴곤 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선 그런 시늉조차 없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를 수술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면 나라를 삼킬지도 모를 일이다. LH 사태로 촉발된 공직자 투기 의혹 규명 못지않게 복마전 공기업에 대한 근본 개혁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