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총장 거취 둘러싸고 '내홍'
입력
수정
지면A16
기계硏은 횡령사고 터져 어수선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이 내부 갈등, 횡령 등으로 줄줄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과기부, 청렴서약 등 '기강 잡기'
2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최근 김기선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GIST 노조 측은 김 총장의 대학 운영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총장이 학내 정보통신융합연구센터장과 전자전특화연구센터장을 겸직하며 2억3900만원의 연구수당을 따로 챙긴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외 활동과 조직 관리가 주 업무인 대학 총장이 연구수당을 따로 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의견이다. 김 총장은 60억~7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GIST 측은 지난 18일 “총장과 부총장단은 최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김 총장이 다음날 “사의 표명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실무진에 밝히면서 혼란은 더 커졌다.
GIST 교수들이 최근 노조 측 주장을 ‘집단 이기주의’로 비판하면서 내부 구성원의 갈등이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GIST 교수평의회는 지난 22일 노조 집행부가 직원 인사위원회 다수를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로 채우는 안을 부당하게 요구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김 총장 거취는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논란을 겪고 있는 곳은 GIST만이 아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특허 관련 업무를 하던 기술사업화실 실장 A씨와 직원 B씨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특허비용 67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 특허사무소와 결탁해 200여 차례에 걸쳐 특허비용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기계연은 지난해 11월부터 비공개 조사를 해 A씨, B씨와 특허사무소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수사 의뢰 이후 혐의를 받은 직원 1명은 지난달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기계연 관계자는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재발을 막기 위한 인력 순환배치 등 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각종 논란이 이어지자 과기정통부는 ‘기강 잡기’에 나섰다. 지난 15일 최기영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청렴 서약서를 낭독하는 청렴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부정청탁 근절, 금품 등 수수 금지, 공정한 직무수행 등의 내용을 서약에 담았다.
최한종/이해성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