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WIFT와 합작법인 설립…"미중 금융전쟁 방어 차원"

국제결제망 배제 공세 대비 위안화 국제화에도 박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집권기에도 미중 신냉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중국이 미중 '금융 전쟁'에 대비해 글로벌 금융 결제망과의 연결을 더욱 긴밀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25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중국 기관들이 공동으로 합작 법인인 금융게이트웨이공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벨기에에 본부가 있는 SWIFT는 회원 은행 간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으로 세계 금융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인민은행 청산센터,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등 중국 4개 기관이 이번 합작 법인 설립에 참여했다. 새 합작 법인은 중국 금융기관이 해외 금융망과 연결될 때 통합 창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이전까지 중국 금융기관은 해외 결제 등 업무를 하려면 직접 SWIFT와 연결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중국 내 통합 중개 기구인 금융게이트웨이공사를 거치게 된다.

중국이 SWIFT와 합작 법인을 만드는 것은 자국의 여러 금융기관이 더 안정적으로 국제 결제망에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인민은행은 "중국에 집중 관리 기관을 두는 것은 안정성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의 일부 중소 은행들의 경우 SWIFT 운영망과 연결이 안정적이지 못해 국제 금융 업무 처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미중 '금융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결정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중국 관리들을 제재한 미국, 유럽연합, 영국, 캐나다와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나왔다"며 "SWIFT와 합작 법인 설립은 미국과의 금융 전쟁에 대비한 방어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미국 측이 달러 국제결제망 배제 등 극단적 공세를 감행할 가능성까지 상정하고 있다.

미국은 실제로 SWIFT를 통해 특정 국가를 국제 금융망에서 배제해 고립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차관)은 작년 6월 공개 포럼에서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법정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려는 것 역시 미국의 '달러 패권'을 약화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