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체연료 이스칸데르 개량형 쐈나…사거리·고도 비슷

2발 탑재 TEL에서 발사 가능성…1월 야간 열병식서 탄두변형 식별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오전 7시 6분, 7시 25분경 각각 발사된 2발은 고도 약 60㎞로 450㎞가량을 비행한 궤적이 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이번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가 이번 발사체를 사실상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 500㎞ 안팎의 스커드-C와 비행거리는 유사하지만, 고도는 2배가량 낮았다.

스커드 계열은 아니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행거리와 고도만 놓고 보면 지난 2019년 집중적으로 발사했던 KN-23과 전술지대지미사일(에이태킴스)에 가깝다. 초대형 방사포도 최대 사거리가 400㎞에 이른다.

하지만,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은 초대형 방사포가 탄도미사일과 일부 유사한 궤적을 보이지만, 이 무기를 탄도미사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한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 때 공개한 KN-23 개량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당시 열병식에서는 대남용으로 평가되는 KN-23 개량형이 처음 등장했는데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났다.

TEL 길이가 9m에서 10m로 1m가량 늘어난 것은 미사일 격납고 부분이 더 길어졌기 때문인데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TEL은 차륜형과 무한궤도형 등 두 종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미사일이 20여 분 간격을 두고 2발이 발사됐기 때문에 2발 탑재 가능한 TEL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개량형 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북한이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지 않아 분석이 제한되지만, 합참이 설명한 사거리와 고도로 볼 때 KN-23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비행거리로 볼 때 북한이 2019년부터 실험하기 시작한 새 단거리, 고체연료 추진 미사일로 보인다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선택은 KN-23, KN-24 또는 신형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사거리가 사거리 400∼600㎞ 안팎인 KN-23은 비행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회피하기 위해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 특성이 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 대응이 쉽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군 관계자는 이날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 "풀업 여부 등 제원을 현재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이스칸데르-M 미사일도 패트리엇(PAC-3)과 같은 요격용 미사일과 미사일방어(MD)용 레이더를 회피하도록 하강 단계에서 활강하며 수직상승 등을 하다가 최종 단계에서는 80∼90도 가까운 진입 각도로 목표물을 향해 마하 6 정도의 속도로 낙하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2019년 7월 25일 발사한 KN-23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유사하게 풀업 기동을 했다고 처음으로 공식 평가했다.

KN-23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은 10∼15분이면 충분하다.

TEL도 두 종류가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자유롭게 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전문가들은 최대 고도 60여㎞로 비행하므로 최대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요격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