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자산어보' 설경구가 밝힌 류승룡 우정출연 비화

이준익 감독 신작 '자산어보'
설경구, 정약전 역으로 첫 사극 도전
"현장 분위기 너무 좋아, 호흡 만족"

배우 설경구가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로 첫 사극에 도전했다. '실미도'로 대한민국 최초 천만 배우에 등극한 그는 '해운대', '감시자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등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로 충무로의 든든한 중추가 됐다. '자산어보'를 통해 설경구는 천하제일의 인재로 불리던 학자 정약전의 얼굴로 분해 관객들을 조선시대로 소환한다.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우 설경구가 '자산어보' 속 화려한 배우진들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귀띔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에는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얼굴을 비췄다. 창대 역엔 변요한, 가거댁 역 이정은부터 소꿉친구 복례엔 민도희가 흑산도 주민 풍헌 역은 차순배, 정약용 수제자 이강회 역은 강기영이 연기했다. 또 정약용 역의 류승룡에 이어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조우진, 최원영 등 배우들이 우정 출연해 영화를 빛냈다.

이준익 감독은 우정출연 캐스팅과 관련, 설경구를 일등공신으로 꼽았다. 25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설경구는 "특별한 영업비밀은 없다"며 껄껄 웃었다.

설경구는 "이준익 감독은 저, 변요한, 이정은 외엔 알려지지 않은 배우로 할 생각이셨다. 그게 더 리얼하다고 하셨다. 어느날 내게도 물어봐서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고 말씀드렸다"고 말문을 열었다.정약용에 비해 정약전을 자세히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 설경구는 "영화도 큰 사건 없이 밋밋한 즐거움이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조금 친숙한 배우들이 나와주면 더 즐겁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했던 정약용 캐스팅에 대해 "당시 난항이 좀 있었다. 이준익 감독이 힘들다고 하길래 류승룡에게 한번 보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극한직업'이 초 대박이 나던 때다. 제가 그랬다.'감독님, 지금 누가 제일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류승룡 주면 무조건 한다니까'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류승룡은 책도 안보고 하겠다고 연락했다더라"며 웃었다.
설경구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설경구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류승룡이 아주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지막 캐스팅이었다. 그런 과정까지 하나하나 정말 재밌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떠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는 이야기다.

이는 정약용의 형제 정약전이 1914년 창대의 도움을 받아 흑산도 연해에 서식하는 물고기, 해양 생물의 분포, 실태 등을 기록한 서적인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영화화 했다. 이준익 감독은 조선시대의 학자 '정약전'을 조명하고 '자산어보' 서문에 한줄로 등장하는 창대라는 인물을 발견해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현시대까지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냈다.이 감독의 전작 '동주'에 이어 흑백으로 표현된 작품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의 색채는 덜어내고, 담백하게 흑백으로 담아 인물의 감정, 표정을 정직하게 그려내며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영상으로 깊은 몰입감을 전한다.

영화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설경구는 "가볍게 들어오셔서 즐겁게 보시면 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시국이라 힘든데 우리 영화에서도 삶이 고단한 먹는게 힘든 민초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그 상황에서도 웃음이 있다. 민초들의 따뜻함 받아가시며 2시간 동안 한숨 내려놓으셨으면 좋겠다. 지루한 영화 아니다. 힐링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산어보'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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