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기, 美보다 한국 기술株가 유리"

삼성證 "자본재 성격의 韓 IT주
적극적 재정부양정책 수혜 기대"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기술주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술주와 미국 기술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기술주는 소프트웨어 성격이 강한 반면 한국은 하드웨어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25일 미국 핵심물가지수(core CPI)와 미국 대비 한국 기술주의 상대 주가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핵심물가지수가 한국 기술주 상대 주가를 약 6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오르고 약 6개월 뒤 한국 테크 주식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의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하락기에는 미국 테크 주식이, 상승 기간엔 한국 테크 주식이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테크 주식이 ‘디플레이션 파이터’라면 한국 주식은 ‘인플레이션 파이터’”라고 설명했다.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기술주는 애플을 제외하고는 서비스재 성격이 강한 데 비해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등으로 자본재 혹은 중간재 성격이 강하다. 경기가 회복되면 투자가 늘어나고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경기민감주 성격을 띠기도 한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재 성격이 강한 한국 테크 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미국 자본재 신규 주문(국방 관련 제외) 금액이 커질수록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이에 비례해 늘어났다.

김용구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부양 시도는 소비재와 자본재 성격을 공유하는 한국 IT산업 추가 도약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IT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삼성SDI SK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을 추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