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기 신도시' 남양주 인근 땅 780평 사들인 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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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명 서울 구의원 재산공개 분석김미숙 서울 중랑구의원(국민의힘)이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남양주 진접읍과 인근지역에 땅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매입해 남양주시에만 총 2591㎡(783.7평)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쪼개기 땅 투기, 120채 주택 수익사업 사례도 드러나
또 같은 당 허순임 강남구의원은 지하철 5호선 하남풍산역이 개통되기 3개월 전 지하철역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토지의 지분을 쪼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양주 농지·임야 등 수년전 부터 매입
25일 서울시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시보에 공개한 구의원·공직유관단체장 재산변동사항과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결과 김 의원은 2015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농지(전답) 2필지(총 688㎡)를 사들였다. 진접읍은 2019년 지정된 왕숙1지구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그 일대는 2025년부터 5만3300세대 입주가 예정돼 있다.김 의원은 또 남양주시 별내동 농지와 남양주시 화도읍 임야, 도로 등을 수 년동안 분할해 매입해왔고 지난해에는 김 의원 배우자도 지난해 남양주시 별내동 농지를 1억2600만원 규모로 신규 취득했다. 이들 지역은 왕숙신도시에서 직선거리 10km 이내, 차로 10분이내 토지다. 김 의원 부부가 보유한 토지재산 가액은 경기도 구리시, 양주시 등 토지까지 합쳐 모두 46억2900만원에 달한다.
남양주시 땅을 여러 곳에 매입한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신도시와는 상관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요양원을 여러 개 짓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며 "지금은 땅의 용도가 전답, 임야 등으로 돼있지만 앞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개발제한구역인 해당 지역에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선 이축권 등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그 지역에는 요양원을 지을 수 있는 땅이 거의 없다"며 "농업인으로 등록해 경작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농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풍산역 개통 3개월전 인근 땅 지분 쪼개 산 의원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와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토지 지분을 쪼개 매입한 의원도 있었다. 허순임 강남구의원은 경기 하남 덕풍동 298-36번지 토지 6244㎡ 중 6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 가액은 5684만원이다.허 의원은 지난해 5월 서울 역삼동에 있는 한 토지개발업체로부터 이 땅의 지분을 매입했다. 같은 해 8월 지하철 5호선이 하남풍산역까지 연장 개통되기 약 3개월 전이다. 해당 토지는 현재 70여명이 지분을 쪼개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를 대량으로 매입한 뒤 여러 필지로 쪼개 파는 '지분 쪼개기'는 흔히 기획부동산이 투자자를 모집할 때 쓰는 방식이다.전문가들은 하남풍산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이 땅의 가치가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크게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의원은 "평소 알고 지내던 교회 권사님이 도움을 요청해 선한 마음으로 지분을 매입했다"며 "투기 목적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토지 지분을 70여명이 나눠서 산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다"고 했다.
주택 123채 보유한 의원까지..부동산 부자 수두룩
이날 공개된 417명의 서울 구의원 재산변동 현황에 따르면 집과 땅을 대규모로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이 수두룩했다. 주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오현숙 영등포구 의원으로 무려 123채를 신고했다. 본인 명의 영등포구 도림동 단독주택 1채와 다가구 주택 1채 외에 배우자 명의로 복합건물과 다세대주택 121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건물 가액은 모두 289억원 이라고 신고했다.재산이 가장 많은 최남일 강남구의원(국민의힘) 역시 '땅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과 그의 모친이 보유한 강남구 논현동 일대의 토지 가액은 180억원에 달한다. 그는 강남구 도곡동과 논현동에 각각 아파트와 복합건물도 소유하고 있다. 최 의원이 올해 신고한 재산은 208억원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방민수 강동구의원은 경기 하남과 남양주 일대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암사동에 본인 명의의 다세대주택과 배우자 명의의 복합건물도 여러 채 보유해 올해 신고한 재산은 80억원에 달했다. 1년 만에 재산이 12억원 가량 불어났다.서상혁 중랑구의원은 강남구 논현동 빌딩과 방배동 아파트를 포함해 63억원 규모의 건물을 보유했고 김금옥 종로구의원, 길기영 중구의원, 이상순 용산구의원, 이성수 성동구의원, 이경호 광진구 의원, 장경희 광진구 의원, 이의안 동대문구의원 등도 다수의 주택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하수정/박종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