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치고 만들고…몸으로 부딪쳐야 추억 남는다
입력
수정
지면A19
Cover Story“제주 여행 중에 구식 타자기로 필사하는 체험을 했는데 글을 쓰는 내게 온전히 집중하는 편안하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타닥타닥 타자기 소리만 들리는 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놀멍…특별한 체험, 색다른 멋
서울 사당동에 사는 이소은 씨(34)의 제주 체험 여행담이다. 이씨처럼 제주에서 체험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많은 여행지를 둘러보기에도 바쁠 텐데 체험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려는 이유가 뭘까. 음성원 에어비앤비 코리아 미디어정책총괄은 “코로나19 이후 여행객들은 많은 사람과 뒤섞이는 관광보다는 체험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체험의 종류도 다양하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현재 제주에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103개나 된다. 체험 시간은 두세 시간 정도, 비용은 최소 2만5000원부터 7만원까지 다양하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요가를 배우거나 명상을 통해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힐링타임’이다. 한라산이 보이는 공간에서 스트레칭한 후 몸과 마음을 살피는 명상을 진행한다.
체험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라탄동백 가방 만들기 체험이다. 얇은 라탄 심을 환심이라고 하는데 물을 적셔 부드러워진 환심을 날대로 삼아 기둥을 세우고 다른 환심으로 면을 채워가듯 엮어 가방 모양을 잡는다. 가방 밑바닥을 만든 후 동백 모양의 원단을 잇대어 박음질하면 작품이 완성된다. 김미연 라탄공예가는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공예 클래스로 시작했지만 점차 제주 여행객 방문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1회 체험 인원이 4명뿐이지만 3주 이상 예약이 밀려 있다고 한다.제주=글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사진 신경훈 선임기자/제주관광공사
취재협조=에어비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