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격차 더 벌린 삼성…영화 2편 1초 만에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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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첫 고성능·저전력 공정 적용
512GB 메모리모듈 DDR5 개발
성능 2배↑…전력소모 13% 낮춰
AI·데이터센터 수요 크게 늘 듯
인텔과 사업 협력도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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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는 기존 DDR4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DDR5 메모리 모듈의 용량은 512GB(기가바이트), 최대 전송 속도는 7200Mbps다. 1초에 30GB 용량의 4K UHD(3840×2160)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다. 용량과 전송 속도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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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8단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쓰인 것도 특징이다. TSV는 반도체 칩과 칩 사이에 머리카락의 20분의 1 굵기인 전자 이동통로를 만들어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로 고대역폭 메모리에 주로 쓰인다. 기존 와이어 본딩 기술보다 전자가 칩 사이를 오가는 속도가 빨라져 전송 속도와 전력이 크게 개선되는 게 장점이다.
8단 TSV는 D램 칩 8개를 수직으로 적층해 연결한 것이다. 회사 측은 차세대 컴퓨팅과 인공지능(AI) 등 고용량 메모리 시장이 커지고 있어 범용 D램에도 이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세계 최초로 범용 D램인 DDR4 메모리에 4단 TSV 공정을 적용했다.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인텔과의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을 비롯한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업체들이 에지컴퓨팅,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영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시스템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HKMG 공정을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공정 혁신을 통해 선보인 DDR5 메모리는 높은 에너지 효율로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기술 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