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저평가된 바이오 기업, 아직 남아 있다

K바이오 투자 지침서

김우섭 이주현 지음
한국경제신문 / 344쪽│1만8000원
코로나19 유행으로 국내 바이오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주목받았다. 3월 25일 기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바이오 기업이다. 바이오헬스 업종의 수출은 지난달까지 18개월 연속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청약엔 63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K바이오 투자 지침서》는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국내 바이오 유망 기업 20곳을 엄선해 소개한다. 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의 두 기자가 업계 대표들을 직접 만나서 들은 기업별 사업 전략과 노하우를 한데 담았다. 바이오에 문외한인 일반 투자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바이오의약품의 작용 방식을 설명하고 어려운 전문용어들을 풀어썼다.바이오 기업에 투자할 땐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하는지 파이프라인 위주로 분석했다. 저자들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가격 경쟁력과 생산 규모에 주목하면서 “확진자가 많은 미국, 유럽 등을 타깃으로 해야 이윤을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3000만 명 수준인 미국 누적 확진자 수와 해외 제약사의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고려해 렉키로나가 가져갈 수 있는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검토한다. 진단키트 기업인 씨젠에 대해선 유전자 다중분석 기술에서 타사 대비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분석한다.

비전공자에겐 생소했던 업계 용어들을 따로 소개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부터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에 대한 설명까지 바이오 투자 입문자가 가질 만한 궁금증들을 망라했다. 투자 관점에서 올해 예정된 각 기업의 주요 일정과 함께 위험 요인에 대한 설명도 담았다. 기업 관점에서 바이오 기술을 소개하기보다 투자자 관점에서 기업별 가치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망한 산업이라도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한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보장하기 어렵다. 저자들은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며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투자하고 공부하다 보면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