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SKT 고객에 데이터료 무과금 '중단'…폰 내비 판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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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 내달 19일부터 제로레이팅 종료그동안 SK텔레콤 고객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운영프로그램) '티맵' 이용 시 누리던 제로레이팅(데이터 요금 무과금) 혜택이 다음달 종료된다. 이번 혜택 변경으로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티맵의 주도권에 변화가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업계에선 티맵 측의 타격도, 시장 판도 변화도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을 운영중인 티맵 모빌리티는 다음달 19일부터 SK텔레콤 가입자에게 제공하던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유료화하기로 했다. 서비스 이용 자체가 유료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오는 4월 19일부터는 SK텔레콤 가입자도 티맵 이용시 LTE나 5G 등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을 내야한다는 의미다. KT나 LG유플러스 고객은 이전부터 데이터 사용료를 낸 만큼 이번 서비스 정책 변경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없다고 보면 된다.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에 상품 등을 제공하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면 공정한 거래를 저해하는 부당한 이익 제공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SK텔레콤이 자회사인 티맵 모빌리티에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면 계열사에 혜택을 제공하는 격이 된다. 과거에는 티맵 서비스 제공 주체가 SK텔레콤이어서 문제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티맵 사업부를 비롯한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단이 티맵 모빌리티로 분사하면서 혜택 종료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은 크게 티맵, 카카오내비(U+카카오내비 포함), KT 원내비 등 세 개 업체로 구분된다. 이중 티맵은 지난해 10월 월간순이용자(MAU) 1323만명을 달성, 전체 시장의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는 티맵이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했고, 이어 카카오내비 20%, 원내비 10%, 기타 15% 등 순이었다.
일각에선 공짜 서비스로 시장 1위를 선점한 SK텔레콤이 이제 와서 유료화로 전환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예상보다 큰 고객 이탈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내비 등 국내 모바일 내비 업체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따른 티맵 측의 타격도, 시장 판도 변화도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LG유플러스와 KT는 기존 티맵과 마찬가지로 자사 가입자에 한해 제로레이팅 혜택을 진행중이다. 양사에 따르면 각사는 자사 이용객에 한해 데이터 무과금 혜택을 계속해 유지할 예정이다. 티맵의 유료화 전환을 기회로 삼고 SK텔레콤 고객에게까지 제로레이팅 혜택을 부여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KT와 LG유플러스 측은 전했다.
서비스 이용 자체에 불편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면 제로레이팅 종료 만으로 기존 티맵 이용자들이 U+ 카카오내비나 KT 원내비로 갈아탈 유인이 없는 이유다. SK텔레콤 고객이라면 타사 내비게이션을 이용해도 제로레이팅 혜택을 받지 못한다. 또 LG유플러스, KT 가입자라면 기존부터 티맵 이용에 혜택이 없었던 만큼 이번 데이터 유료화 전환과 무관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제로레이팅 중단 이후 SK텔레콤이 이용자 불편을 고려해 향후 6개월간 기존 티맵 사용자에게 데이터 100MB를 매달 추가 제공하기로 한 데다 티맵 사용으로 차감되는 데이터도 굉장히 미미하다는 점도 고객 이탈 방어가 가능한 요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일반 이용자가 티맵으로 쓰는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8MB에 불과하다. 이는 유튜브 동영상 3분 시청, 음악 20분 재생에 드는 양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의 100MB 데이터 쿠폰이 2000원임을 감안하면 돈으로 환산했을 때 데이터 사용료는 1000원가량 된다. 이용량이 많은 택시기사도 한 달 평균 사용량은 85MB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데이터 무제한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도 이동통신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0GB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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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 다른 앱으로 갈아타는 것에 큰 유인이 없다면 티맵 이탈자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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