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대표이사 물러나…오규식·김상균 대표 체제로

구 회장은 신사업 발굴에 주력
오규식 부회장은 미래사업 전담 대표
김상균 부사장은 패션 전담 대표로
구본걸 LF 회장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 LF의 최대주주인 구본걸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이사직을 맡은 지 14년 4개월 만이다. 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LF는 26일 구본걸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신임 대표이사에 김상균 부사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오규식 부회장은 그대로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LF 관계자는 "2012년부터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온 LF는 그동안 헤지스를 키워낸 경영능력, 풍부한 중국 사업 경험을 가진 김상균 부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해 오 부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 부회장은 기존처럼 LF의 전반적인 경영 전략과 재무관리, 이커머스 사업과 미래사업 추진 등을 총괄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패션 사업부문을 맡아 패션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김상균 LF 대표이사 부사장
구 회장은 2006년 11월부터 대표이사직과 함께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왔다. 이번 결정은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까지 겸임하면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의 차남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LF는 구 회장이 2007년 11월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구 회장은 2007년 7380억원이었던 매출을 7년 만에 1조48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패션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했다. 이후 식품 유통, 수제맥주, 치즈, 방송, 교육 콘텐츠, 부동산 신탁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LF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104억원, 영업이익은 770억원이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