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증권가 관심 쏠린 '텐배거' 뭐길래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가치주와 경기민감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성장주에 투자하기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도 성장주, 그 중에서도 고성장주를 찾는 투자자들도 많다.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테슬라처럼 잠재력이 있는 종목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증권가에서도 제2 테슬라 찾기에 한창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텐배거(Ten Bagger) 잠재력이 있는 종목 세 개를 소개했다. 텐배거는 야구에서 10루타를 의미한다. 증권가에서는 수익률 10배 종목을 가리킨다. 과거 10배 이상 오른 테슬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모두 해당된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10루타를 칠 수 있는 종목으로 버진갤럭틱(SPCE), 스노우플레이크(SNOW), 로블록스(RBLX)를 꼽았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모두 신성장 산업에 속해있다는 것이다. 버진갤럭틱은 우주관광,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컴퓨팅,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대표주자다. 동시에 모두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의 수익을 예상해 기업가치가 형성되는 ‘꿈에 투자하는 주식’이다.
버진갤럭틱은 버진그룹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이 2004년 설립했다. 2019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지표면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운반 여객기가 우주선을 1만5000m 상공까지 끌어올린다. 1만5000m 상공에서 운반 여객기에서 분리해 로켓엔진을 발사한다. 이후 우주선이 상공 80~90km에 도달하면 90분동안 무중력 체험을 할 수 있다.

버진갤럭틱은 두차례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3차례 추가 시험비행을 통해 올해 우주 관광을 목표했지만 작년말 비행에서 로켓엔진이 분사되지 않았다. 지난 2월 예정됐던 두번째 시험비행을 오는 5월로 미루면서 60달러를 넘었던 주가도 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세번째 시험 비행에서 회장인 브랜슨을 태운뒤 내년부터 세계 최초로 우주관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술주를 꺼려온 워렌 버핏이 공모주 단계부터 투자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작년 9월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주가는 공모가(120달러)의 두배인 216.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빠르게 늘어나는 클라우드 시장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작년 230조에서 2022년 400조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수많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중 스노우플레이크의 장점은 향상된 성능과 낮은 비용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존 기업들과 달리 데이터저장과 컴퓨팅 기능을 분리시켰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저장 서비스와 컴퓨팅 서비스를 따로 신청할 수 있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술적으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상장한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대표 플랫폼이다. 가상과 현실이 합쳐져 있다는 의미의 메타버스는 게임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블록스의 특징은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코딩 등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게임을 만들어 유통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대표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이들 기업들의 단기 전망은 엇갈린다. 버진갤럭틱은 12개월 목표가가 35달러다. 가장 높은 목표가는 50달러, 최저 목표가는 19달러다. 현재 주가는 29.58달러다. 로블록스는 목표가가 현주가 대비 약 25% 높은 85달러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목표가가 285달러다. 다만 세 목은 중단기 목표가보다는 ‘대박’을 노리는 테슬라형 투자자에게 어울린다는 분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