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역대급 인상인데…"부족하다"는 삼성·LG 노조 [배성수의 다다IT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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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임직원 평균 임금을 각각 10년과 9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인상키로 합의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대외적 경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상폭이라는 평가입니다. 최근 IT업계를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연봉 인상 물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게 재계의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삼성과 LG 각 회사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를 뚫고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그에 비해 인상 폭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각사 노동조합(노조)에선 올해 임금 인상안을 백지화하고,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삼성전자는 직원 대표인 노사협의회와 11차례의 임금 협상을 마치고 전날 올해 베이스업(기본 임금 인상률) 4.5%, 성과인상률(성과 등에 따라 차등 지급) 3% 등 총 7.5%의 임금 평균 인상률에 합의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번 임금 인상은 매월 나눠 지급하는 기본 연봉과 관련한 것으로, 매년 지급하는 '보너스'와는 별개입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인상 폭은 최근 10년 들어 최대치입니다. 기본임금 인상률만 고려해도 전년(2.5%)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기본임금 인상률은 △2013년 5.5% △2014년 1.9% △2015년 동결 △2016년 2%, △2017년 2.9% △2018년 3.5% △2019년 3.5% △지난해 2.5% 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복지포인트를 지난해 70만원에서 올해 100만원으로 인상, 난임휴가 및 장기근속휴가 기간 확대 등 각종 복리후생제도 역시 개선했습니다. 이번 인상에 따라 사원대리급인 CL1~2 사원들의 임금은 평균 11% 오르게 될 전망입니다. 또 지난해 4400만원 중반대~4500만원 초반대였던 대졸 초임 연봉도 4800만원으로 일괄 인상됐습니다.LG전자도 지난주 LG전자 노동조합인 '노경'과 올해 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고 수준인 9%로 합의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11년에 이어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2018년 이후 최근 3년간 인상률이 매년 평균 4%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것입니다.
LG전자는 대졸급 직급별 초임도 올렸습니다. LG전자의 사원, 선임, 책임의 새로운 초임은 각각 4600만원, 5500만원, 7100만원입니다. 이전보다 각각 300만원, 500만원, 600만원 오른 수치입니다.
양사 내부에선 올해 임금 인상 폭이 예년보다 훨씬 크게 오르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반응입니다. 현재 막바지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한 대기업 인사과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임금 인상을 올려 (이 기업들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사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매우 큰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다만 사내 일각에선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각사가 다른 임금 체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들 주장의 취지는 비슷합니다. 올해 합의된 임금 기본 인상률이 △당초 노조가 제시한 것에 미치지 못했고 △성과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 직원이 7.5%, 9%의 임금 상승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설명입니다.실제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를 중심으로 올해 임금 협상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새롭게 설립된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은 사무직 별도 임단협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삼노 소속인 삼성전자 한 직원은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주주배당금으로 책정했고, 일부 경영진에겐 두 배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며 "그런데도 직원들 임금 인상엔 궁색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식 임금 교섭을 앞둔 전삼노는 기본 임금인상률만 10%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반면 사측은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 등으로 대외환경이 불확실하고 있음에도 노사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임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이뤘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임금 인상률을 알리며 "주요 기업 대비 1.2~1.4배 높은 임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했고, LG전자 역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임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평균 연봉 1위는 삼성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국내 직원 10만9490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2700만원이었습니다. 전년 1억800만원보다 17.6% 오른 수치입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최대 50%에 달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등도 지급한 바 있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다만 삼성과 LG 각 회사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를 뚫고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그에 비해 인상 폭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각사 노동조합(노조)에선 올해 임금 인상안을 백지화하고, 재협상을 해야한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삼성전자는 직원 대표인 노사협의회와 11차례의 임금 협상을 마치고 전날 올해 베이스업(기본 임금 인상률) 4.5%, 성과인상률(성과 등에 따라 차등 지급) 3% 등 총 7.5%의 임금 평균 인상률에 합의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번 임금 인상은 매월 나눠 지급하는 기본 연봉과 관련한 것으로, 매년 지급하는 '보너스'와는 별개입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인상 폭은 최근 10년 들어 최대치입니다. 기본임금 인상률만 고려해도 전년(2.5%)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기본임금 인상률은 △2013년 5.5% △2014년 1.9% △2015년 동결 △2016년 2%, △2017년 2.9% △2018년 3.5% △2019년 3.5% △지난해 2.5% 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복지포인트를 지난해 70만원에서 올해 100만원으로 인상, 난임휴가 및 장기근속휴가 기간 확대 등 각종 복리후생제도 역시 개선했습니다. 이번 인상에 따라 사원대리급인 CL1~2 사원들의 임금은 평균 11% 오르게 될 전망입니다. 또 지난해 4400만원 중반대~4500만원 초반대였던 대졸 초임 연봉도 4800만원으로 일괄 인상됐습니다.LG전자도 지난주 LG전자 노동조합인 '노경'과 올해 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고 수준인 9%로 합의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11년에 이어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2018년 이후 최근 3년간 인상률이 매년 평균 4%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것입니다.
LG전자는 대졸급 직급별 초임도 올렸습니다. LG전자의 사원, 선임, 책임의 새로운 초임은 각각 4600만원, 5500만원, 7100만원입니다. 이전보다 각각 300만원, 500만원, 600만원 오른 수치입니다.
양사 내부에선 올해 임금 인상 폭이 예년보다 훨씬 크게 오르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반응입니다. 현재 막바지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한 대기업 인사과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임금 인상을 올려 (이 기업들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사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매우 큰 부담"이라고 말했습니다.다만 사내 일각에선 일부 노조를 중심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각사가 다른 임금 체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들 주장의 취지는 비슷합니다. 올해 합의된 임금 기본 인상률이 △당초 노조가 제시한 것에 미치지 못했고 △성과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 직원이 7.5%, 9%의 임금 상승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란 설명입니다.실제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를 중심으로 올해 임금 협상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새롭게 설립된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은 사무직 별도 임단협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삼노 소속인 삼성전자 한 직원은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주주배당금으로 책정했고, 일부 경영진에겐 두 배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며 "그런데도 직원들 임금 인상엔 궁색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식 임금 교섭을 앞둔 전삼노는 기본 임금인상률만 10%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반면 사측은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 등으로 대외환경이 불확실하고 있음에도 노사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임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이뤘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임금 인상률을 알리며 "주요 기업 대비 1.2~1.4배 높은 임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했고, LG전자 역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임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평균 연봉 1위는 삼성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국내 직원 10만9490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2700만원이었습니다. 전년 1억800만원보다 17.6% 오른 수치입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최대 50%에 달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등도 지급한 바 있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