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씨 좋은 간호사?…극우 유튜브가 만드는 '백신 불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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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칩'부터 '백신 바꿔치기'까지 음모론 창궐
전문가 "정부의 투명한 소통이 중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1.25856763.1.jpg)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보건소와 간호사 협박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내사에 착수했다. 대구경찰청도 ‘백신 바꿔치기’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접종 당시 CC(폐쇄회로)TV를 공개하라는 등 항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접종한 간호사에 대한 공격도 이어져 보호를 위해 업무를 배제한 상태”라고 말했다.지난 23일 문 대통령 부부가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을 한 이후 ‘리캡(뚜껑 다시 닫기)’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장면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 간호사가 주사기로 AZ 백신통에서 백신을 추출한 뒤 가림막 뒤로 갔다가 나오는데, 이 때 주사기에 뚜껑이 씌워져 있다. 이를 두고 간호사가 주사기를 바꿔치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방역당국과 종로구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당국의 해명에도 문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백신 접종을 시행한 종로구청 소속 간호사는 ‘죽여버리겠다’ 등의 협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백신 바꿔치기 의혹이 “국민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허위 정보 유포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솜씨좋은간호사’ ‘간호사의비밀’ ‘문재인 백신접종 대국민쑈 정말 수상하다’ 등의 동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01.25856766.1.jpg)
전문가들은 백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리캡은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백신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줄이려면 ‘무조건 괜찮다’고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백신의 수급부터 접종, 부작용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히 밝히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