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안전진단 도전에…목동 재건축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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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공약도 '기대'잇단 안전진단 통과로 서울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간 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쏟아지는 것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민간 재건축 추진 단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동 11개 단지 1차 진단 통과
11단지 2차 진단 결과 '촉각'
"공공 못믿어" 민간사업 관심
"누가 서울시장 돼도 규제 풀 것"
7단지 전용 53㎡ 15억 신고가
○목동11단지 안전진단 결과 ‘주목’
26일 양천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목동11단지의 2차 정밀안전진단 최종 결과가 이르면 이달 나올 전망이다. 목동11단지는 지난해 6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51.87점)을 받아 조건부 통과됐다.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은 1차로 민간 용역업체가 수행한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통과(D등급) 결과가 나오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이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절차를 밟는다.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야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 구성, 조합 설립,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인가, 조합원분양 신청, 관리처분인가, 착공, 준공, 입주 단계를 거칠 수 있다.
목동11단지는 19개 동, 1595가구로 이뤄졌다. 서울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과 가까워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가운데 입지가 좋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계남초와 목동고 등이 주변에 있다.목동11단지 2차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14개 단지, 약 2만7000가구로 구성된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목동12단지가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49.15점(D등급)을 받아 통과하는 등 목동 재건축사업은 올해 들어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14개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목동6단지가 유일하다. 목동9단지는 지난해 9월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재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곳은 1·2·3·4·5·7·10·11·12·13·14단지 등 11곳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기대 키워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양천구 아파트의 3월 넷째주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11%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0.0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은 “목동과 신정동의 기존 아파트 위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재건축 기대로 거래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과 가까워 일대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목동7단지 전용 53㎡는 지난 1일 15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4억6000만원에 매매된 뒤 4000만원 올랐다. 목동6단지 전용 95㎡도 지난달 27일 기존 최고가(20억9000만원)보다 9000만원 오른 21억8000만원에 계약됐다.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목동 M공인 관계자는 “민간 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잇달아 나오는 데다 재건축에 친화적인 오 후보가 여론 조사에서 앞서가면서 매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면 들뜬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목동9단지가 최종 탈락한 이후 일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에는 ‘비가 오면 천장이 샌다’ ‘죽기 전에 신축 지어 멀쩡한 집 살고 싶다’ 등이 적힌 붉은색 대형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등 공공이 주도하는 공급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목동뿐 아니라 여의도·압구정·상계동 등의 민간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집값 상승 우려 때문에 차기 서울시장이 재건축 규제를 얼마나 풀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