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광기와 욕망 드러내는 2인극…뮤지컬 '쓰릴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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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연 무대·조명 재현한 공연…"작품 의미 되새길 기회 될 것"
방화, 유괴, 살인 등 범상치 않은 범죄들을 둘러싼 긴장감 넘치는 심리 게임이 펼쳐진다. 뮤지컬 '쓰릴 미'는 2007년 초연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대학로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1924년 시카고에서 실제 발생했던 전대미문의 유괴·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대웅 연출은 26일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번 공연에서는 인물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인물의 관계나 심리들이 잘 드러나는 무대"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뮤지컬은 부유한 집안에서 비상한 머리를 갖고 태어난 '나'(김현진·이주순·김우석)와 타고난 외모와 언변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지만, 새로운 자극을 찾는 데 혈안이 된 '그'(배나라·노윤·이석준)가 극을 이끌어가는 2인극이다. 이야기는 소재만큼이나 잔혹하고 슬프다.
19세의 나와 그는 남성으로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자극적인 놀이를 즐기는 데 이용할 뿐 제대로 바라봐 주지도 않는다. 그는 쾌감을 위해 방화, 강도를 벌이고, 나는 그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점을 알지만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에 동조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광기는 점점 커져 아이를 납치하고 살인하는 일까지 나아가게 되고, 사건 현장에 안경을 떨어뜨린 나는 초조하기만 하다. 광기에 휩싸인 그와 그런 그를 갖기 위해 그 광기에 동참한 나. 공연은 관객들에게 '과연 누가 누구를 조정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지난해에 이어 '나'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현진은 "작년에는 나의 진술과 행동들이 매우 의도된 일처럼 다가왔는데, 올해는 '난 그저 그를 뒤따른 것뿐'이라는 대사가 와닿았다"며 "개인적으로 잘못된 일을 한 사람의 변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인물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공연인 만큼 음악은 간결하지만 강렬한 효과를 낸다.
무대 한쪽에서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곡들은 극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가 인물들의 감정을 분출시키며 분위기를 이끈다.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 홀로 만들어내는 선율은 인물들의 심리를 도드라지게 만든다.
이한밀 음악감독은 "결단코 뮤지컬에서 음악은 드라마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사가 잘 들려야 하는데 음악 때문에 안 들린다면 리듬을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배우들과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초연 당시 무대와 조명을 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무대 양쪽의 콘크리트가 노출된 듯한 벽면은 조명에 따라 방화 현장, 침실 등으로 변하고, 무대 한가운데 놓인 스툴은 '나'가 과거의 일에 대해 심문을 받는 장소가 된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무대를 단순히 재연만 한 것은 아니고, 새로운 부분도 추가했다"며 "가운데 기둥은 초연 때는 막혀있고, 성냥불이 이글거리는 모습이 비쳤는데 이번에는 철골이 훤히 드러난 모습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을 올리면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현재 팬들은 예전의 무대를 본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 6일까지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
방화, 유괴, 살인 등 범상치 않은 범죄들을 둘러싼 긴장감 넘치는 심리 게임이 펼쳐진다. 뮤지컬 '쓰릴 미'는 2007년 초연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대학로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1924년 시카고에서 실제 발생했던 전대미문의 유괴·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대웅 연출은 26일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번 공연에서는 인물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인물의 관계나 심리들이 잘 드러나는 무대"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뮤지컬은 부유한 집안에서 비상한 머리를 갖고 태어난 '나'(김현진·이주순·김우석)와 타고난 외모와 언변으로 모두의 사랑을 받지만, 새로운 자극을 찾는 데 혈안이 된 '그'(배나라·노윤·이석준)가 극을 이끌어가는 2인극이다. 이야기는 소재만큼이나 잔혹하고 슬프다.
19세의 나와 그는 남성으로 동성애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는 나를 자극적인 놀이를 즐기는 데 이용할 뿐 제대로 바라봐 주지도 않는다. 그는 쾌감을 위해 방화, 강도를 벌이고, 나는 그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점을 알지만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에 동조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광기는 점점 커져 아이를 납치하고 살인하는 일까지 나아가게 되고, 사건 현장에 안경을 떨어뜨린 나는 초조하기만 하다. 광기에 휩싸인 그와 그런 그를 갖기 위해 그 광기에 동참한 나. 공연은 관객들에게 '과연 누가 누구를 조정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지난해에 이어 '나'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김현진은 "작년에는 나의 진술과 행동들이 매우 의도된 일처럼 다가왔는데, 올해는 '난 그저 그를 뒤따른 것뿐'이라는 대사가 와닿았다"며 "개인적으로 잘못된 일을 한 사람의 변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인물의 심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공연인 만큼 음악은 간결하지만 강렬한 효과를 낸다.
무대 한쪽에서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곡들은 극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가 인물들의 감정을 분출시키며 분위기를 이끈다.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 홀로 만들어내는 선율은 인물들의 심리를 도드라지게 만든다.
이한밀 음악감독은 "결단코 뮤지컬에서 음악은 드라마를 앞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사가 잘 들려야 하는데 음악 때문에 안 들린다면 리듬을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배우들과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초연 당시 무대와 조명을 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무대 양쪽의 콘크리트가 노출된 듯한 벽면은 조명에 따라 방화 현장, 침실 등으로 변하고, 무대 한가운데 놓인 스툴은 '나'가 과거의 일에 대해 심문을 받는 장소가 된다.
박용호 프로듀서는 "무대를 단순히 재연만 한 것은 아니고, 새로운 부분도 추가했다"며 "가운데 기둥은 초연 때는 막혀있고, 성냥불이 이글거리는 모습이 비쳤는데 이번에는 철골이 훤히 드러난 모습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을 올리면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현재 팬들은 예전의 무대를 본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6월 6일까지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