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교사 충성서약 확대·교실 CCTV 설치 검토

'애국심 고취' 위해 교육계 손보기도 진행
중국이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제정하고 홍콩 선거제 개편에 나선 가운데, 교육계 손보기도 함께 밀어붙이고 있다. 27일 홍콩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교육부는 최근 일선 학교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으며, 교육계 충성서약 대상 확대 검토에도 들어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교육부가 지난 23일 일선 학교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가이드라인은 모든 교재는 정확하고 불편부당해야하며, 교사는 교재 선택에 책임을 져야하고 학교는 교사가 선택한 교재를 감독해야한다고 규정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에는 모든 학교는 홍콩 기본법·홍콩보안법 위반 행동을 방지할 정책을 도입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관련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친중 진영이 2019년 시위의 원인 중 하나로 공격해온 고등학교 시사교양과목인 '통식'(通識科)에 대한 개정안도 내놓았다.

SCMP는 최근 홍콩 교육부 관리들이 각급 학교를 상대로 교내 감시 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친중 의원들이 교사들을 감시하기 위해 교실 안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해야한다고 요구한 이후 이같은 조사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SCMP는 다만 "교육부 차관은 교사와 학생 간 교감을 방해할 수 있다며 해당 제안에 의구심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이와 함께 당국이 충성서약 대상을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 교사들에 이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학교의 교사들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고등학교 교장은 SCMP에 "과거에는 교사가 뭔가를 잘못하면 기껏해야 경고를 받았고 심할 경우 해고됐다.

그러나 이제는 잘못하면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케빈 융(楊潤雄) 홍콩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 출석해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교사와 관련해 269건의 민원이 접수됐으며 그중 107명의 교사가 이미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홍콩 독립에 관한 교재를 만들고, 영국과 청나라 간 1차 아편전쟁과 관련해 잘못된 사실을 가르친 2명의 교사에 대해서는 교사 등록을 박탈했다고 말했다.

융 장관은 지난 21일 중국 관영통신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는 "학생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중국 역사와 문화를 담은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를 다음달 모든 학교에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이달 초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관리들이 홍콩 학생들에 대한 애국심 교육을 강조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홍콩의 교사들은 민감한 주제나 중국 내 문제에 관한 토론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사는 "앞으로 황허(黃河)나 양쯔강(창장·長江)의 수질 오염에 관한 사진을 수업시간에 사용할 경우 그것이 중국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