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강북부터 재개발"…오세훈 "동북권에 제4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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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말 유세…장밋빛 강북개발 공약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주말 유세에서 ‘강북권 개발’을 강조했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무당(無黨)층이 많다고 확인된 강북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재개발과 지역 인프라 투자를 앞다퉈 약속했다. 또 서울 전역을 누비며 각 지역 ‘맞춤형’ 재개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朴 "부동산 정책 확 바꿀 것
공공개발만 고집 안한다"
文정부 기조와 다른 목소리
吳 "창동 차량기지 전면 개발
서남~강북권 경전철 5년내 완공"
'내곡동 측량' 보도 검찰 고발
박영선 “30년 이상 공공단지 재개발”
박 후보는 28일 ‘강북 재개발 우선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공공주택단지부터 재개발·재건축할 것”이라며 “도시를 개발하는 데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지역 중심의 재개발이 자칫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박 후보의 설명이다.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서울시장이 되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확실히 달라지는 부분이 많이 있고, 다를 것”이라며 “재개발 시 공공 주도만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주도의 재개발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큰 폭의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수 응답자가 1순위로 ‘부동산 정책’을 꼽고 있다.박 후보는 28일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현장 유세에서 “서초구를 관통하는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겠다”며 “5만 평은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5만 평은 평당 1000만원의 반값아파트를 분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랑구에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공공주택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쳤다. 박 후보 캠프 강선우 대변인은 “돌고 도는 거짓말을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느냐”며 “언제나 능숙하게 거짓말하는 ‘MB 시즌2’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부동산 가격 급등은 대역죄”
오 후보는 주말 동안 광진구, 성동구, 강북구, 마포구 등 강북권 4개 구를 누볐다. 오 후보는 유세 내내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천추에 남을 큰 대역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단기 상승을 두려워해 계속 누르다가 서울 집값이 폭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공약대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면 “시장이 알아서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서울 강북권에 서울시청 일대, 강남, 여의도를 잇는 ‘제4의 도심’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창동 차량기지에 돔구장을 세우고, 그 밑에 스타필드 같은 대형 쇼핑공간을 두겠다”며 “그러고도 공간이 남는데 여기에 바이오메디컬 단지를 짓겠다”고 했다.서남권(목동·신림·서부·난곡선)과 강북권(강북횡단·동북·면목·우이신설연장선)을 지나는 경전철을 5년 내 완성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재임 목표인 5년(1년+4년)이면 거의 완공 시점까지 가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분당선 연장선과 9호선 연장선도 조기 완공해 교통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상당 부분 민간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동시다발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후보 측은 28일 내곡동 땅 측량에 오 후보가 직접 관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KBS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오세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박성중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는 2005년 당시 토지측량 현장에 있지 않았고 측량이 이뤄진 사실조차 몰랐는데도 KBS가 악의적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측량관계법상 측량을 의뢰하거나 입회할 수 있는 인물은 토지 소유자”라며 “KBS 보도에는 ‘장인과 오세훈’이 현장에 있었다고 특정했는데 이 두 사람은 모두 토지 소유권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