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실험…봉쇄 대신 코로나검사 제시하면 쇼핑·박물관

독일 30일부터 모든 항공기 통한 국외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연방보건장관 "최대 14일간 초강력 봉쇄 필요…이동·접촉 줄여야"

독일의 수도 베를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에도 전면봉쇄로 복귀하지 않기로 했다. 베를린시내에서는 음성인 코로나19 검사결과를 제시하면, 쇼핑이나 미용실, 박물관 방문이 허용된다.

코로나19 검사를 전제로 봉쇄 완화 조처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사회민주당·SPD)은 27일(현지시간) 클라우스 레더러(좌파당)·라모나 팝(녹색당) 직무대행과 공동으로 이런 내용의 시의회 특별회의 결과를 발표했다고 타게스슈피겔이 28일 전했다. 회의 결과를 보면 오는 31일부터 베를린에서는 음성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시하면 모든 상점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

미용실이나 박물관에 가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슈퍼마켓이나 약국 등 생활필수품 판매 매장은 기존대로 검사 결과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사적 모임은 2개 가구에서 5명까지 가능하다.

베를린시의 이런 결정은,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신규확진자가 100명 이상일 경우 긴급브레이크를 가동하기로 한 연방정부·16개 주정부 회의 결과에서 벗어난다.
독일은 이달 초 연방정부·주총리 회의에서 단계적으로 봉쇄조처를 완화하되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신규확진자가 3일 연속 100명을 넘으면 긴급 브레이크를 작동해 봉쇄조처를 재도입하기로 했고, 다른 주들은 봉쇄조처를 부활시킨 바 있다. 인근 브란덴부르크주는 야간 통행금지 조처까지 추가로 도입한 상황이다.

독일 정부는 30일부터 모든 항공기를 통한 국외 입국자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했다.

다만, 베를린시는 모든 기업에 직원들을 위한 코로나19 진단검사 기회 제공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또 전직원 중 5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출퇴근자를 줄여 접촉을 감소시킨다는 전략이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전날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만7천176명으로 상승했다.

1주일전 같은날(1만3천733명)보다 3천443명 늘었다.

하루 사망자는 90명이다.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 명당 신규확진자수는 129.7명으로 치솟았다.

베를린에서 이 수치는 140명에 달해 전국 평균보다 높다.
이와 관련,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더 강력한 봉쇄조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슈판 장관은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숫자를 보면 다시 10∼14일간 이동과 접촉을 최대한도로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사민당 보건전문가는 빠른 시일 내에 연방정부·16개 주정부회의를 열어 초강력 봉쇄조처를 결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행금지 초강력 봉쇄 없이는 안된다"면서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사망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 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7만6천명이다. 그는 기업 차원 진단검사 의무화, 백신접종 가속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