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고속국도를 타고 '기술'과 '돈'이 모인다 [김재후의 실리콘밸리101]

실리콘밸리 관문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공항과 샌프란시스코 산호세를 잇는 101 고속국도가 핵심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모여 있어
실리콘밸리의 관문인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101 고속국도와 연결돼 있다. 101 고속국도.
안녕하세요.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실리콘밸리 특파원입니다. 지난 주 첫 번째 뉴스레터에서 실리콘밸리의 개론을 설명드렸다면, 두 번째 뉴스레터에선 실리콘밸리에 어떤 기업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간단히 브리핑해드리려고 합니다.(첫 번째 뉴스레터 보기 https://www.hankyung.com/news/article/202103227531i)


실리콘밸리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삼성 테슬라 우버 리프트 등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어디에 있을까요. 실리콘밸리는 1편에서 봤듯이 도시명이 아니고 여러 도시들을 일컫는 말이기에 당연히 '베이 에어리어(Bay Area)'의 도시들에 로 흩어져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테크기업들

기술을 연결하는 101 고속국도

하지만 일정한 규칙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전에 알아둬야 할 게 도로입니다. 미국의 도로 중엔 '101' 국도(고속국도)가 있습니다. 한국의 도로에도 숫자가 붙듯이 미국의 도로에도 숫자가 있습니다. 보통 홀수면 남과 북, 짝수면 동과 서를 잇습니다. 한국에서 경부고속도로를 "1번 고속국도"라고 부르듯이 여기선 101 고속국도를 "원오우원"이라고 부릅니다.

'원오우원' 고속국도는 미국 서부 해안을 따라 남과 북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가 이 도로의 남쪽 끝이며, 북쪽 끝은 워싱턴주의 애버딘(캐나다 국경 근처)입니다. 총 길이는 2478km로,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골든게이트브리지(금문교)도 101의 일원이고, 당연히 실리콘밸리(베이 에어리어)를 지납니다.
101 고속국도 루트
'101'이 지나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도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너제이(산호세) 샌타클래라 서니베일 마운틴뷰 팰로앨토 멘로파크 샌마테오 샌프란시스코 등. 모두 한번쯤은 들어본 도시들입니다. 우버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애플 리프트 크루즈 링크트인 센스 등이 '101' 바로 옆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산실이 된 스탠퍼드대학이 이곳에 있고, 도로를 따라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등 대도시로 접근이 용이하고, 101 도로에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 이들 기업이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로 분석됩니다.인재가 모이기 쉬운 곳이 되고 스타트업의 성공사례가 이어지자 기존의 글로벌 회사들도 이곳에 자리를 틀었습니다. 삼성 현대차 LG 만도 등뿐 아니라 GM 미쓰비시 포드 소니 닛산 산요 등이 대표적입니다. 신기술과 성장을 따라 벤처캐피털들도 여기에 모여들었습니다. 이렇게 실리콘밸리 생태계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실리콘밸리라는 말 자체는 어찌 보면 하드웨어에 가깝습니다. 스탠퍼드대학의 인재들이 대학에서 나와 반도체를 연구하며 회사를 설립한 게 인텔과 AMD였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반도체를 뜻하는 '실리콘' 밸리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장보다 본사나 연구소가 많습니다. 테슬라는 프리몬트란 실리콘밸리의 한 도시에 공장을 갖고 있긴 합니다만, 대개 소프트웨어에 치중된 회사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한 벤처캐피털의 대표는 "실리콘밸리는 인재가 전부인 환경이고, 인재가 다시 자본을 끌어들이고, 자본이 있으니 다시 사람들이 모이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진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군집

요즘 이곳의 트렌드 중 하나는 자동차입니다. 테슬라가 몰고 온 전기차 바람도 있지만, 앞으로 자율주행의 시대가 도래하면 현재 스마트 기기의 플랫폼이 스마트폰에서 자동차로 옮겨갈 수 있다고 여기에선 보고 있는 듯합니다. 운전을 하지 않는 세상이 오면 이동 중에 검색을 하고, 뉴스를 읽고, 동영상을 보고,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구현하려면 반도체 액정 배터리 무선통신 충전 AI(인공지능)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돼야 합니다. 그래서 이런 소프트웨어 회사들뿐만 아니라 기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부품, 전장 회사들도 실리콘밸리에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의 위치를 이곳 부동산 회사로부터 받았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최신 자료입니다.
오늘은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곳에 오시게 되시면 "원오우원을 달려달라"고 우버 기사나 마중 나온 직원에게 요청해보십시오.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들을 도로를 따라 보실 수 있습니다. 활기찬 수요일 되시고,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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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재후 특파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