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된 '부정선거론'…김종인·주호영 "의심 말고 사전투표"

국민의힘 지도부가 오는 2일과 3일 치러질 4·7 보궐선거 사전투표에 당 지지자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다. 지난해 21대 총선 직후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를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사전투표 조작설에 당 지도부 차원에서 선을 긋고 오히려 투표 독려에 나선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선대위 회의에서 "사전 투표도 본 투표와 마찬가지"라며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정권 심판에 앞장 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 등 회의 참석자들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의미에서'2번에 사전투표' '투표하면 바뀝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했다.주 원내대표는 "우리 당 지지자 중 사전투표 부실 관리와 대법원 재판 지연 때문에 사전투표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도 있는 걸로 안다"며 "최근 당이 선관위와 회의를 거쳐 사전투표 문제와 비리 가능성을 확실히 점검했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독려에 나선 것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과거 야당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았을 때는 젊은 세대가 많이 참여하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보수 야당에 불리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 총선 때는 일부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사전투표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사전투표는 '표 바꿔치기' 등 정권 차원의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여론 분위기가 야당에 유리한 쪽으로 바뀌자 1년 전과는 달리 사전투표 독려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김종인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전 투표에 대해 지난번 총선 이후 의심하는 당 지지자들이 많이 있지만, 의심하지 말고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 줬으면 하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