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코로나로 개도국 부채 심각…경제회복 타격 우려"

"부채 해결 실패하면 사회적 불안정 커지고 분쟁 늘어날 것"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개발도상국들이 직면한 국가 부채 문제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을 못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브라질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외국 투자자보다는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라며 "이 때문에 과거 개발도상국들의 채무 위기보다 심각성이 적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채 만기 일자가 곧 도래할 텐데 이는 매우 위험한 신호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장은 부채 심각성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들 국가가 발행한 국채의 이자율은 선진국의 국채 이자율보다 높기 때문에 결국은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 브라질 국채의 평균 만기는 5.5년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년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르헨티나와 벨리즈, 에콰도르, 레바논, 수리남, 잠비아 등 6개국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진 것은 착시를 불러와 현재의 심각성을 오도할 수 있다는 게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또 "부채 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회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라며 "기아와 가난, 보건, 교육 등의 문제가 커지고 사회적 불안정이 증가하면서 분쟁도 늘어나는 등 모든 게 연계돼 있다"라고 전망했다.

FT는 세계은행 분석을 인용해 코로나19 사태로 1억2천만명가량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23일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고자 공적 부분에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특별인출권(SDR)을 6천500억달러(약 729조9천500억원)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최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나 G7 재무장관 회의 등에서도 SDR 확대를 지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