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파운드리 "기업들 전력반도체 고민 풀어줄 해결사 될 것"

성장기업의 비결

반도체 수탁생산 전문 업체 '키파운드리'
키파운드리 직원들이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키파운드리 제공
파운드리는 반도체 수탁생산 전문 기업을 일컫는다.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팹리스 등으로부터 의뢰받아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최근 코로나와 5세대(5G) 이동통신 및 전기차 확산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주문 폭주·100% 완전 가동’이라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파운드리가 있다. 매그나칩반도체로부터 사업부를 인수해 지난해 9월 1일 출범한 키파운드리가 주인공이다. 이태종 키파운드리 대표(사진)는 29일 “주문이 폭주해 이미 내년 6월까지 생산 계획이 꽉 찼다”며 “반도체업계에 30여 년 종사하면서 처음 보는 사이클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뜻밖에 호재”

키파운드리 측은 코로나19가 예상외로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모두 반도체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며 “온도 측정 센서 물량이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재택근무 영향으로 노트북, TV 등 디스플레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업계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이 대표는 내다봤다. 체온계 등은 일회성일 수 있지만 5G 이동통신 및 전기차 시장 확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등은 이제 막 본격화하는 전 세계적인 산업의 큰 흐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10년에 하나씩 올까 말까 한 5G, 전기차 등 여러 재료가 반년 새 동시다발적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수요가 늘어난 반도체가 8인치(200㎜) 웨이퍼로 생산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도 반도체 병목 현상을 부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대표는 “TV 등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드라이버 구동칩과 각종 전자기기에 적용되는 전력반도체 상당수를 8인치 웨이퍼로 생산한다”며 “반도체 종류가 다양한데 수지 타산 등을 비롯해 8인치로 생산할 때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생산능력 10% 이상 확대

키파운드리는 수요가 폭발한 반도체 중에서도 전력반도체에 특화된 곳으로 팹리스 사이에 정평이 나 있다. 전력반도체는 사람 심장에 비유된다. 심장이 우리 몸에 피를 공급하듯 전자기기 각 부분에 필요한 전력을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공급하도록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이 대표는 “사람 심장이 하나인 것과 달리 PMIC는 저사양 스마트폰엔 3~4개, 고성능 스마트폰엔 10여 개 등 전자기기 성능이 올라갈수록 개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증설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오는 7월이면 생산 능력이 기존 월 8만2000장 대비 10% 이상 늘어난다. 이 대표는 “PMIC 등 다품종 소량체제인 아날로그반도체는 미세화 공정보다 설계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며 “제품과 산업을 불문하고 기업의 PMIC 고민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