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에 온다더니…AZ백신, 4월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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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 물량도 60%로 줄여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주도하는 백신공급체인 코백스퍼실리티가 국내 백신 공급 시기를 이달 말에서 다음달 셋째주로 늦추고 공급량도 계획했던 것의 6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급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백신이 대다수여서 국내 백신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4월 셋째주에나 43만도즈 도입
5~6월 계약분도 일정 불투명
질병관리청은 코백스퍼실리티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3만2000도즈를 다음달 셋째주에 공급하기로 통보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원래 계획보다 40% 정도 줄어든 규모다.당초 코백스퍼실리티는 3월 31일 69만 도즈, 4~5월 141만 도즈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 네덜란드에서 배송되는데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은 4월 초와 4월 말 210만 도즈(105만 명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차 물량이 예상보다 적은 43만2000도즈로 결정된 데다 2차 물량도 예정대로 공급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백스의 아스트라제네카 물량은 인도와 한국의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제조한 것인데 인도 물량에 문제가 생겼다”며 “모든 국가에 조금씩이라도 다 배분하기 위해 시기와 물량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머지 물량은 가급적 5월에 공급하겠다고 통지하고 있지만 변동 가능하다”고 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별 계약한 백신 700만 도즈를 가급적 이른 시기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5~6월께 국내에 공급하려던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국내 출하 승인만 받으면 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정부가 개별 제약사 등과 계약한 백신 중 국내 공급 물량이 정해진 것은 이 백신과 화이자 백신밖에 없다. 화이자 백신은 지난 24일 첫 물량인 50만 도즈가 국내에 들어왔다. 나머지 50만 도즈는 이달 말 도입된다. 2분기 도입 예정인 화이자 백신 600만 도즈 중 확정된 것은 4월 100만 도즈, 5월 175만 도즈뿐이다. 올해 6월까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75세 이상 고령층은 351만 명으로, 백신을 두 번 맞아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705만 도즈가 필요하다.
정부가 당초 2분기 도입 예정이라고 했던 얀센(600만 도즈), 노바백스(4000만 도즈), 모더나(2000만 도즈) 백신은 아직 도입 예정 시기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당장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