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입찰 문서, 야구박물관 갈듯…'SK 와이번스 유산' 모은다

KBO, SSG 구단에 SK 관련 물품 기증 요청…"다양한 사료 정리할 것"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첫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문서 등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추억이 깃든 다양한 물품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설립하는 야구박물관으로 향한다. SSG 관계자는 "KBO는 최근 구단 인수 과정에서 SK 구단 관련 물품 기증을 요청했다"며 "구단 내부 검토를 거쳐 기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다양한 용품과 서류, 기념품 등이 KBO 야구박물관에서 역사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호근 KBO 야구박물관 자료수집위원은 통화에서 "인천 SSG 랜더스 필드를 한 차례 방문해 역사적으로 의미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봤다"며 "그동안 많은 구단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때마다 사료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잃어버린 것들이 많다. 이번엔 SSG 구단과 긴밀한 협조로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었던 SK의 다양한 사료를 꼼꼼하게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SSG 구단은 KBO의 요청을 받은 뒤 SK 인수 과정에서 다양한 물품을 정리했다.

우승 트로피, 우승 당시 선수들이 착용했던 용품, 야구공, 기록과 관련한 야구용품 등 의미 있는 물건은 물론, 각종 서류, 기념품, 응원 깃발 등 일상 속에 사용했던 물품도 따로 보관했다.
SSG 구단이 정리한 물품엔 눈에 띄는 것들이 많다.

이 중엔 김광현이 2014년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릴 때 MLB 사무국이 SK 구단에 보낸 포스팅 입찰 문서도 있다.

해당 문서엔 김광현이 최고 입찰액 200만 달러를 기록했다는 내용과 김광현 측이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마감 일자 등이 명시돼 있다. 참조인에 킴응 현 마이애미 말린스 단장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북미 프로스포츠 최초의 여성 단장인 킴응 단장은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 밖에도 SSG는 추억이 있는 다양한 물품을 정리했다.

민경삼 현 SSG 대표가 단장직에서 퇴임하던 날 썼던 양은 냄비, 어린이 회원 카드, 입장권, 응원 도구 등 웃음을 지을 만한 물건들도 많다.

이호근 위원은 "기록과 관련한 야구용품도 좋지만, 구단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각종 서류, 기념품, 응원 도구도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SK 구단의 기치였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의 상징물과 이만수 전 감독이 팬들에 선보였던 팬티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 전 감독은 2007년 5월 만원 관중이 몰리자 분홍색 체크무늬 속옷 뒤쪽에 엉덩이 모양의 장난감을 붙이고 야구장을 도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만수 전 감독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시 퍼포먼스를 한 뒤 해당 속옷을 누가 가져갔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SSG 구단은 자체 논의를 거쳐 기증 물품의 범위를 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