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예감' 한선수 "챔프전에서도 버티면 될 것 같은 기분"

"정규리그 1위 자신하지 못했는데…후회 없이 챔프전 치르겠다"
한선수(36·대한항공)는 7번째 챔피언결정전 출전을 예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쓰린 기억이 더 많지만,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고 챔프전에 직행한 이번 시즌에는 '버티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머릿속을 채운다.

대한항공은 29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방문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19-25 25-22 25-17 25-22)로 누르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경기 뒤 시상식에서 한선수는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도 했다. 2007-2008시즌 프로에 입문해 대한항공에서만 뛴 한선수는 2010-2011, 2016-2017, 2018-20119시즌에 이어 네 번째 정규리그 1위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마지막에 웃은 건 2017-2018시즌 단 한 번뿐이다.

한선수는 10차례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6번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2010-2011, 2011-2012, 2012-2013시즌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꼽혔으나, 번번이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이후 한동안 선두권에서 멀어졌던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 다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에 우승컵을 내줬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2017-2018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은 3승 1패로 꺾고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통합 우승을 노린 2018-2019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만난 한선수는 "7번째 챔프전을 예약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꽤 많이 나갔네요"라고 웃었다.

2014-2015시즌부터 이어진 '남자부 정규리그 1위는 챔피언결정전 2위에 그치는 징크스'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한선수는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기분 좋게 예상하지 못한 정규리그 1위를 했으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버티면 될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했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 후반부터 선두로 나섰지만, 위기는 여러 번 있었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비예나가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다가 10경기만 치르고 팀을 떠났다.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2주 자가 격리를 마치고 팀에 합류할 때까지, 대한항공은 한 달 이상 토종 선수만으로 경기를 치렀다.

팀 공격을 조율해야 하는 한선수에게는 과제가 더 많았다.

그는 "시즌 초에는 팀이 불안정했다.

비예나 중심으로 준비하다가, 비예나가 팀을 떠났다.

토종 선수들을 중심으로 안정을 찾았다가, 요스바니가 오면서 다시 손발을 맞춰야 했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팀이 안정을 찾았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과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를 하기도 했다.

한선수는 "정말 답답하더라. 온종일 벽만 봤다"고 웃으며 "당시 무릎에 통증이 있었는데 보강 훈련을 하면서 버텼다"고 했다.

변수가 많았던 장기 레이스를 잘 버틴 대한항공과 한선수는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이제는 구단과 개인의 첫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한선수는 "나와 팀이 가진 모든 걸 쏟아내 후회 없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