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감동 파괴…불륜부터 조건만남 제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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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방송 이후 변질된 당근마켓
"치맥하자" 만남 제안부터
"입던 속옷 판매해 달라" 요청도
최근 중고거래 전문 앱 '당근마켓'에 "유부녀라도 괜찮다. 같이 치맥하자"고 불륜을 제안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 차에서 만나면 된다"는 조건 만남을 유도하는 대화가 온라인에 공개돼 충격을 준다. 특히 지난 20일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의 하루를 당근마켓에 올렸다'는 콘셉트 방송이 공개된 후 당근마켓을 구애와 범죄의 장소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혼밥'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청년과 만나 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고, 남편과 아이들도 가르치는 걸 포기했던 중년 여성에게 자전거 타기를 완벽하게 습득시키며 감동을 자아냈다.
동네 유명 병원, 맛집, 명소 등을 공유할 뿐 아니라 '같이해요' 등의 카테고리를 통해 함께 운동을 하거나 공부, 취미생활 등을 하는 제안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같은 지역이기에 만남도 편하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기에 가능한 서비스다. 하지만 최근 "시간이 남는데 같이 커피 한 잔 하자", "같이 밥이나 먹자" 등을 제안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평이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대화 중에는 유부녀라고 밝힌 회원에게 "괜찮다. 간단하게 한 잔만 하자"고 치근덕거리거나, 판매 물품을 보고 여성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말을 하는 피해 사례도 일어나고 있다고.
실제로 여성의 속옷, 레깅스 등을 매물로 올린 판매자에게 "입던 것을 줄 수 있냐", "체취가 있냐"고 문의하거나 여성용 청바지를 구입하는 남성이 "모텔방에 갖다 달라. 입어보고 구입하겠다"고 제안하는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이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 방송이 나오면서 이젠 '물건'이 아닌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을 찾는 글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게 사용자들의 반응이었다.
당근마켓 측은 "이용자들이 언급하는 문제점과 우려에 대해 이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여러 안전 장치를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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